제22대 총선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줄 알았던 ‘제3지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총선 레이스에 진입할 때까지만 해도 제3지대는 거대 양당 정치의 대체 세력으로 각광 받았습니다. 이른바 ‘빅텐트’가 제2의 안철수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3지대 대표주자인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정당 지지율이 예상에 미치지지 못할 뿐더러 박스권에 갇히면서, 정치권은 이미 22대 국회도 양당이 대다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습니다.
4월 총선을 9일 앞둔 1일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정당 지지도가 각각 4.5%, 3.6%에 그쳤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주보다 0.7%p, 0.5%p 상승한 수치입니다. 녹색정의당은 전주보다 0.4%p 떨어져 1.4% 지지도를 보였습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3월 한 달 지지도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가운데, 제3지대는 묵묵히 1~5%대 지지율을 지킬 뿐 괄목할만한 오름세를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해당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입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로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3%였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같은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정당 ‘조국혁신당’의 지지도가 눈에 띕니다. 비례대표 정당으로서도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각각 4.0%, 4.4%대 지지율을 받을 때, 조국혁신당은 29.5%로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30.2%) 다음이자, 민주당 주도 범야권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19.0%)보다 높은 지지도입니다. 조국혁신당이 선거비용 마련하기 위해 출시한 파란불꽃펀드’는 출시 50분 만에 223억원이 모였습니다. 가히 ‘조국 돌풍’이라 할 만합니다.
조국혁신당의 약진은 신규 3지대에 대한 실망감이 반사적으로 작용된 부분이 있습니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성급한 합당과 결별 과정에서 이미 국민들은 이들에게 한 차례 실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개혁신당은 공천 과정에서 지도부 간 마찰이 빚어져 급기야 당 지도부 일부가 탈당 가능성마저 언급했습니다. ‘개혁’을 슬로건으로 내건 신생당에서 벌어진 이 같은 촌극에 유권자들은 구태 정치의 반복을 예감한 듯 합니다.
이를 방증하듯 각 당의 구심점인 이준석 개혁신당 경기 화성을 후보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 광산을 후보의 개별 지지율도 맥을 못추는 모양새입니다. 양향자 개혁신당 용인갑 후보는 열악한 제3지대의 상황을 인지한 듯 국민의힘과 ‘보수 단일화’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3지대론 동력은 더욱 떨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과 ‘친명’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반발표가 조국혁신당으로 이탈했단 분석도 나옵니다.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정권와 대결구도를 명확하게 제시한 것이 정치인 조국에게 기회를 줬단 얘깁니다. 또 하나는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비명계’가 조국혁신당으로 이동했단 설명도 있습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조국혁신당이 이번 국회에서 10석 내외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거대 양당 다음으로 많은 의석수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다당제는 3개 이상의 원내 정당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22대 국회는 조국혁신당이 무난하게 원내 입성해 다당제가 실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녹생정의당, 자유통일당 등이 유의미한 수치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당제의 함의는 3개 이상의 다수 당이 비등한 의석수로 서로를 견제하고 때로는 화합해 다양한 국민 목소리를 반영하고 의회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것 입니다. 제3지대 지지율제동과 조국혁신당의 독주. 이로써 22대 국회 역시 진정한 의미의 다당제는 멀어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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