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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행동주의 한 걸음 앞으로…’절반’의 성과 [목소리 높이는 행동주의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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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막을 내린 가운데, 올해 최대 관심사였던 행동주의펀드 주주제안 표대결 성과는 ‘절반’의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목표로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주주환원을 요구한 행동주의에 대해 일부 기업들이 응답하면서 견제구 역할이 됐다.

1일 주요 상장사 주총 결과를 종합하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이번 JB금융지주 정기 주총에서 투자업계 경력을 보유한 이희승 사외이사(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 김기석 사외이사(크라우디 대표이사) 등 총 2명이 선임돼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집중투표제 방식이 실행된 이번 JB금융 사외이사 선임 투표에서 두 후보는 나란히 득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집중투표제는 다수의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 예정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1명에게 집중하거나, 여러 명에게 분배해서 행사하고 다득표순으로 선임하는 방식이다. 특히 김기석 이사의 경우 국내 금융지주 역사 상 주주제안 이사 선임 최초 사례가 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이번 주총을 거쳐 태광산업 이사회에 진입했다. 추천했던 사외이사 2명(김우진 서울대 교수, 안효성 회계법인 세종 상무), 사내이사(정안식 영업본부장) 선임 건이 의결됐다. 태광산업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를 선임한 것은 지난 2007년 장하성 펀드 이후 17년 만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사진출처= 픽사베이

KT&G 주총의 경우,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이 반대 캠페인을 벌였던 방경만 사장 대표 선임 건이 국민연금 등의 지지와 함께 통과됐다.

다만 FCP가 지지선언한 IBK기업은행이 주주제안했던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일부 성과를 거두었다. 외부 추천 사외이사가 KT&G 이사회에 진입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KT&G 역시 이번에 집중투표제가 실행됐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경우, 박철완 전 상무와 손잡고 금호석유화학에 대해 주총 표대결에 나섰지만, 사측 이사회 안이 모두 통과되며 고배를 마셨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박찬구닫기박찬구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조카인 개인 최대주주다. 다만 사측이 보유한 자사주의 절반을 분할 소각하기로 한 데 대해, 박 전 상무 측은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삼성물산에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들이 요구했던 배당 확대 요구안도 불발됐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이 삼성물산 이사회가 제시한 배당안을 대거 찬성했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올해 주총의 경우 ‘절반’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주총에서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조금 더 영향력을 키운 셈이다.

실제 한 행동주의펀드 관계자는 “주주제안이라는 게 엄청난 시간, 비용,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으로 무조건 늘려나갈 수는 없다”며 “견제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당장 한 해보다 몇년 간에 걸친 활동을 통해 성과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행동주의가 정상적 기업경영을 방해하는 명분이 되어서는 곤란하고, 자칫 적대적 M&A(인수합병)으로 흐르는 것은 막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이 상장 기업의 의사결정에서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진다고 하면 증시에서는 어쨌든 반길 만한 이슈다”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 실질적인 믿음이 형성될 때 주가는 재평가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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