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경남 거제 선거구에서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일준 국민의힘 후보 사이에 지방선거 뒤 6년 만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변 후보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서일준 후보를 누르고 거제시장에 당선된 뒤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시 서 후보와 맞붙게 됐다.
서 후보가 변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할 지, 변 후보가 거제에서 민주당계열 첫 시장에 이어 국회의원에도 오를 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변 후보와 서 후보가 맞붙는 경남 거제는 중앙정치권의 영향보다는 지역 현안이 중요한 지역이라 두 후보의 정책대결에서 당락이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정계에서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정보사 회칼 기자테러’ 실언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3월15일에도 변광용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세가 급등하지 않은 점이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25일 거제를 다녀갔음에도 두 후보 사이에 지지율 수치가 더욱 좁혀진 것에서 중앙정치권의 정세보다는 지역 현안이 중요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지역구 현역의원인 서일준 후보는 이런 지역적 특징을 파고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 후보는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와 거제~통영 고속도로 연장 등 지역 밀착형 공약을 내세우면서 민심을 두드리고 있다.
서 후보는 지난 3월29일 거제시 고현사거리에서 열린 선거 출정식에서 “시민들의 준엄한 사명을 잘 받들기 위해 21대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지난 4년간 스스로 ‘3거4국(3일 거제, 4일 국회)’의 원칙을 세우고 지역에서 청취한 애로사항을 국회에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 후보는 “박근혜’문재인 정권에서조차 해결하지 못한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거제~통영 고속도로 연장, 한국’아세안 국가정원 예비타당성조사 실시 등을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일준 후보는 ‘고졸 면서기’에서 시작해 정무적 감각을 인정받아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실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서일준 후보는 1965년 5월10일 경상남도 거제에서 태어나 마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공공정책학과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1987년 공직에 입문해 경남 거제군 연초면에서 9급 공무원(면서기)부터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서초구청 전산정보과장으로 재직할 때에는 폐쇄회로TV 통합관제센터를 기획 및 운영하는데 성공해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배우러 오는 등 뛰어난 업무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이 정책성공이 알려져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에서 함께 일할 것을 제의받아 2008년 3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대통령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서일준 후보는 말단 공무원부터 청와대까지 경험한데 더해 21대 국회의원도 지내면서 쌓은 정무적 역량을 바탕으로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 행정실장으로 임명돼 ‘친윤’으로 분류된다.
서일준 후보에 맞서는 변광용 후보는 조선산업기본법 제정을 앞세우면서 거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정책 맞불을 놓고 있다.
변 후보가 주장하는 조선산업기본법은 원하청 다단계 구조 개선을 통한 임금 및 단가 현실화와 국내 인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 후보는 거제 구성원에서 젊은 노동자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이들의 표심을 결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친화적 입법활동을 공약함으로써 지지기반 확장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거제는 원래는 전형적 농어촌 지역이 많아 보수텃밭으로 분류됐으나 2000년대 들어 대우조선해양(현재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생산직 노동자들이 늘어 진보적 색채가 늘었다.
변광용 후보는 이런 표심 변화에 힘받아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로는 처음으로 거제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 그가 이번에 제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민주당계 첫 거제지역 국회의원’ 타이틀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변 후보는 1966년 경상남도 거제에서 태어나 거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체육교육학을 전공했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후보로 정치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민주당 거제시 지역위원장과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두 후보에게 이번 거제 국회의원 선거는 지방선거에 이은 2번째 맞대결로서 의미도 깊지만 각 진영을 대표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경쟁이라는 점에서도 정치적 상징성도 크다.
그만큼 두 후보의 지지율도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고 있을 정도로 표심이 유동적이다. 최근 실시된 5번의 여론조사 모두 오차범위 안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을 뒷받침한다. 이 때문에 선거 막판까지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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