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생활가전 앞세워 올 1분기 영업익 1兆 정조준
삼성전자, TV 부진으로 매출 LG에 앞서도 이익 부진
2Q 이후 제품 판매 본격화…양사 경쟁 우위 전략펼 듯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1분기 성적이 이르면 오는 5일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그간 양사는 세탁·건조기, 에어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다양한 신제품을 줄줄이 내놓으며 국내외 소비자들을 공략해왔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TV·가전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양사 모두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기는 어려웠다. 2분기부터 유로2024, 파리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만큼 수익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양사는 전망하고 있다. 생활가전 신제품 효과도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가전·TV 경쟁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를 크게 따돌린 것으로 보인다. 물류비 기저 효과가 사라지고 패널 가격 부담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볼륨존을 중심으로 견조한 매출·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LG전자의 1분기 H&A(생활가전)·HE(TV)사업본부 합산 매출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추정치)는 11조~12조원으로 전년 11조3813억원과 비슷하거나 소폭 초과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9500억원~1조2000억원이어서 전년 동기(1조2191억원) 수준을 살짝 밑돌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작년 1분기와 견줘 생활가전과 TV 사업 이익이 다소 부진한 것은 물류비 기저효과 감소, LCD(액정표시장치) 등 패널 원가 상승, 가전·TV 시장 침체 등이 두루 작용한 결과다.
앞서 LG전자 H&A사업부(생활가전)는 작년 1분기 1조18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요인 중 하나로 물류비 등 비용 절감 효과를 짚었다. 올해에는 물류비 효과 없이 제품으로만 승부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은 다소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다.
HE사업부(TV)의 경우 소비 둔화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LCD TV 패널 가격 등 원가 인상 요인이 발생하면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앞서 박형세 HE사업본부장(사장)은 TV 사업 악화는 글로벌 전 업체가 겪고 있는 현실이라고 언급했었다. 그는 지난달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프리미엄 TV 원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패널 가격이 상당히 많이 상승했다. 패널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사실”이라며 컨텐츠, 플랫폼 사업을 통해 만회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VD(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사업부 매출 컨센서스는 약 13~14조원으로 전년 동기(14조800억원)와 유사하거나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1500억~3800억원으로 적게는 작년 1분기(1900억원) 보다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 가전 사업 매출·이익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TV가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으면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TV 세트 판매량이 850만대로 전년 동기(870만대)와 견줘 20만대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마케팅 및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익 개선이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재료비 인상폭이 커 예년에 비하면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1분기 TV·가전 매출은 삼성전자가, 이익 측면에서는 LG전자가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LG전자는 전년 1분기와 유사한 매출에도 이익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실속을 더 챙기게 됐다.
이에 비해 물류비 기저효과 축소, LCD 등 원재료 상승 등은 LG와 동일한 상황임에도 불구, 영업이익이 많게는 8배 가량 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삼성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따라서 볼륨이 큰 TV 시장 수익을 끌어올리는 한편 세탁·건조기, 에어컨, 냉장고 등 다양한 신제품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도 올해 2분기부터 유로2024(6월~7월), 파리올림픽(7~8월)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열리면서 TV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프리미엄 TV 돌파구가 필요한 삼성과 LG로서는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진한 옴디아 이사는 지난달 13일 열린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올해 TV 시장 기대요인으로 유럽 수요 회복을 꼽으며 “TV 업체는 프로모션을 위해 이미 패널 선구매 주문을 넣고 있다”며 “유럽 지역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과거 2년보다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과 LG로서는 패널 제조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패널 원가 상승분을 최소화하면서 공급량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생활가전에서는 HVAC(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한편 TV에서는 웹OS 플랫폼을 앞세워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B2B 판매 확대를 추진하면서 AI 가전 판매 드라이브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 ‘AI가전=삼성’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하며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중이다. 박강호 연구원은 “초반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세탁·건조기 등 가전 신제품 효과는 하반기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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