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에 봄이 오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먼저 흑자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1년 만에 적자를 탈출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움츠렸던 국내 상장사들도 어깨를 펴는 모습이다. 호실적과 함께 외국인들의 반도체 순매수 행진으로 증시 상승 기대감도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2분기 코스피 지수 예상 밴드를 상향하고 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9일까지 국내 증권사 3곳의 전망치(컨센서스)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71곳의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보험업 제외)는 전년 대비 39.8% 증가한 30조92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눈높이를 끌어올린 건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이었다. 1분기 삼성전자는 매출액 73조1920억 원, 영업이익 5조1750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년 말 컨센서스보다 각각 1.2%, 2.9% 늘어난 금액이다. 영업이익은 1년 전 6400억 원과 비교해도 8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 개선 본격화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DS 부문은 IT 전방 수요 둔화에 따라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면서 14조88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DS 부문은 삼성전자 전체 사업 매출의 약 25.7%를 차지한다.
증권가에서는 DS 부문이 메모리 공급 감산 효과가 반영되면서 1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IBK투자증권(3340억 원), 메리츠증권(7000억 원) 등은 삼성전자 1분기 DS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고, KB증권은 작년 4분기보다 3조 원 늘어난 9000억 원으로 가장 높게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폭은 더 크고, 빠르다. 지난해 영업적자 3조4023억 원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1분기 1조474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 달 전 컨센서스인 1조1144억 원보다도 훌쩍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346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AI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최대 공급 중인 점이 큰 호재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 경쟁사의 신규 진입에도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HBM 시장 지배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상승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코스피 연간 전망치 상단을 기존 2850에서 2900포인트로 상향하고, 하단은 2450으로 올려 잡았다. 2분기 예상 밴드는 2600~2900으로 전망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별다른 모멘텀 없이도 외국인 자금 순유입과 삼성전자 실적 기대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업종에 자금 유입이 지속 중”이라며 “반도체 1분기 실적 전망치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개월간 지속한 기업 실적 전망 하향조정이 완화하면서 외부 매크로보다 펀더멘탈(기업가치)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시장 기대에 따라 반도체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는 다음 달 5일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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