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18주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습니다. 상승폭은 미미했지만(0.01%) 일단 돌아섰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죠. 25개 자치구 중 17개 자치구가 보합 또는 상승을 기록했어요. 특히 마포, 송파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컸습니다.
봄기운과 함께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도 조금씩 움트는 분위기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초 80 초반에 머물렀던 서울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현재(25일 기준) 87.5를 기록했어요. 아직 매도 심리가 우세긴 하지만 지난달부터 매수심리가 꾸준히 상승 중이에요.
하지만 서울만 그래요. 서울을 뺀 수도권만 해도 하락세가 여전해요. 지방을 포함한 전국 아파트값은 하락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폭도 더 커졌어요. 사실 서울도 강남, 한강 변 일대 일부에서만 집값이 들썩이고 있어 여전히 ‘보합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에요.
전셋값은 강세를 지속하고 있어요.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으로 매매 수요가 전세로 움직이는 모습이 여전하고요. 서울, 수도권은 분양·입주 물량이 예년보다 줄고 지방은 미분양 등 물량이 쌓이면서 수급 요인에 따라 지방은 빠지고 수도권은 오르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요.
상승은 급매 빠진 영향…’바닥다지기’는 계속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넷째 주(3월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랐습니다. 작년 11월 말부터 꾸준히 하락하다 지난주 하락세를 멈춘 뒤 18주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어요.
25개 자치구 중 12곳에서 상승했고요, 하락에서 보합으로 돌아선 곳도 2곳 있었어요. 이번 주는 총 17곳이 보합 또는 상승을 기록했는데요. 눈에 띄게 오름세를 보인 곳은 마포, 용산, 송파 등 강남과 강북 한강 인접지역이에요.
마포구는 전주 대비 0.12% 상승하며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어요. 아현·대흥동 위주로 매수문의가 증가하며 집값이 올랐는데요. 광진구도 구의동 주요단지 위주로 상승하며 0.04% 상승 전환했어요. 송파구(0.05%)는 잠실·가락·방이동 주요단지 위주로, 동작구(0.04%)는 동작·사당·상도동 위주로 상승했어요.
다만 ‘영끌족’이 몰린 노원(-0.02%), 도봉(-0.04%), 강북(-0.03%)을 비롯해 서대문(-0.03%), 구로(-0.03%) 등 8곳은 집값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요.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역·단지별로 상승‧하락이 혼재돼 나타나고 있고 일부 선호단지 위주로 급매 소진 후 매수문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상승 전환했다”고 분석했어요.
서울 집값의 상승 흐름이 시작된 걸까요?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상승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어요. 상승세로 흐름이 바뀌기보다 당장은 보합선에서 머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해요.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본격적인 반등장의 전조라기보다는 바닥다지기로 보인다”면서 “급매물이 서울 전 지역에 고르게 퍼진 게 아니라 강남권과 한강 변 일대 특정 지역에 몰리고 있고 급매물이 빠져 가격이 오르면, 다시 거래가 주춤해져 당분간 박스권 장세와 보합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어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시장 분위기는 어느 정도 좋아졌지만 0.01% 상승은 크게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다”라며 “급매가 소진돼 호가가 올라가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 큰 그림에서 보면 가격면에서 큰 변화는 없다”고 분석했어요.
반면 다른 지역은 공급과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서울과 비교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요.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만 해도 이번 주 매매가 변동률이 -0.06%였어요. 지난주(-0.03%)보다 하락폭이 커진 거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와 GTX-D 등 교통 호재가 있는 고양 덕양구(0.11%), 여주시(0.10%) 등은 오름세를 보였는데요. 이외 파주시(-0.24%), 안양 동안구(-0.23%), 성남 중원구(-0.18%), 남양주시(-0.15%) 등은 입주물량 영향과 급매물 하락 거래 등으로 집값이 적잖게 내렸어요.
인천은 -0.01%의 낙폭을 지속했고요. 지방은 -0.05%로 전주(-0.04%) 대비 낙폭이 커졌어요.
윤 위원은 “지방 집값이 반등하려면 수도권과 전세 시장이 회복되면서 투자수요가 유입돼야 하는데, 현재는 입주물량도 많고 미분양도 쌓여 투자 활성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매수심리 영향 없는 ‘전셋값’…서울-지방 격차 커져
서울 전셋값은 45주 연속 오르고 있어요. 이번주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지난주와 같은 0.02%를 기록했는데요. 서울과 수도권은 전주와 같은 0.07%를 기록하며 전체 상승을 이끌었어요. 반면 지방은 -0.04%로 전주(-0.02%) 대비 낙폭이 커지면서 수도권과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모습이에요.
서울에서는 강남보다 강북지역 전셋값이 더 크게 오르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성북(0.15%)은 정릉·길음동 준신축 대단지 위주로, 노원(0.15%)은 중계·공릉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은평(0.15%)은 불광‧응암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어요.
한강 이남에서는 서초(0.10%) 구로(0.09%), 양천(0.08%), 금천(0.08%)구에서 전셋값이 많이 올랐어요.
인천은 0.17%로 전주와 같은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고요. 경기는 0.05%로 전주(0.04%)대비 상승폭이 커졌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수도권 전세시장에 대해 “매매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매수 대기자가 전세수요로 전환돼 역세권, 신축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뤄지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지방의 사정은 완전히 다른데요. 지방 전세가 변동률은 -0.04%로 전주(-0.02%) 대비 낙폭이 더 커졌어요. 특히 대구(-0.12%→-0.14%)에서 전셋값 하락이 두드러졌는데요.
세종은 신규 입주물량 영향으로 다정·도담·고운동 위주로 전세가가 하락하면서 -0.33% 내렸고요. 경북(-0.08%), 경남(-0.07%), 충남(-0.04%) 등에서도 전셋값이 크게 내렸어요.
함영진 랩장은 “전세는 매수심리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무조건 수급에 따라 움직인다”면서 “공급물량이 많은 지방은 지속해서 전셋값이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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