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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후보 자격 있나” vs “철회 어렵다” JB금융 주총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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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 1대주주인 삼양사와 2대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비상임이사 선임을 놓고 공방전을 펼쳤다. 이미 비상임이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킨 삼양사는 얼라인이 추천한 비상임이사 후보가 이미 2개 회사에서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자격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도 삼양사 측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날 비상임이사 후보의 사임 의지를 확인하기 위해 10분간 정회를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날 전북 전주시 JB금융 본사 3층 대강당에서 열린 JB금융 주총은 기존 예정 시간이었던 10시 30분에서 2시간 30분 늦어진 오후 1시가 돼서야 시작됐다. 처음 중복 위임장 검수 문제로 30분이 지연됐던 주총 시작은 집중투표제 개표 문제로 지연되면서 12시로, 1시로 계속해서 지연됐다.

28일 전북 전주 JB금융지주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JB금융 제공

주총이 점심시간 이후로 밀리면서 주주들이 듬성듬성 자리를 채웠던 주총장은 잠시 텅 비었다. 일부 주주들은 주총장을 나서면서 “주주가 장난이냐, 회장님도 조치를 하셔야 하는 거 아니냐”라면 주총 지연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주주총회가 지연되는 동안 JB금융은 집중투표제에 대해 재차 설명했다. 이번 정기주주총회의 이사 선임 여부를 가르는 ‘뜨거운 감자’이자 다소 생소한 제도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2대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가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설명한 데 이어 JB금융도 설명에 힘을 쏟았다.

주총은 오후 1시 5분께 시작됐다. 주총장 안엔 200여명의 주주들이 왔던 작년과 달리 약 30~40명의 주주가 자리했다. 배당 확대 안건을 표결에 부쳤던 작년과 달리 이사 선임 안건만 올라오면서 주주들의 참석이 저조했다는 해석이다.

뒤늦게 시작한 주주총회는 여러 논쟁이 이어지면서 다소 길어졌다. 비상임이사를 현원인 1명으로 유지하고, 이를 포함해 사외이사 5명을 선임하는 내용의 2-1안은 총 찬성률 64.2%로 가결됐지만, 3안 투표(이사 선임, 집중투표제)를 앞두고 논쟁이 길어졌다.

삼양홀딩스 CSR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는 김지섭 JB금융 비상임이사는 삼양사 대리인으로 출석해 얼라인 측에서 추천한 이남우 비상임이사 후보가 이미 SBS와 한섬홀딩스 등 2개 회사에서 사외이사로 재직 중으로 자격요건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얼라인 측이 주주제안을 철회할 의사는 없는지 물었다.

이는 3-1안이 득표 순대로 5명의 이사를 선정하는 집중투표제의 형태로 진행되면서, 만약 얼라인 측이 추천한 이남우 비상임이사 후보가 당선될 경우 삼양사 측인 김지섭 비상임이사가 이사로 선임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28일 전북 전주 JB금융지주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강지수 기자 jisoo@

김 이사는 “요즘 부모자식 간에도 피 터지게 싸우는데 1대주주와 2대주주가 싸우는 게 무슨 대수겠냐”라며 “하지만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께서 저를 인정했고 많은 주주들이 비상임이사를 1명으로 제한하자고 말씀해주셨기 때문에 1대주주와 2대주주가 싸우지 않고 주주제안을 철회하겠다는 제안을 받아주실 생각은 없으신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창환 대표는 “현재 여러 기관투자자들이 소중한 의결권을 행사해 주셨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철회하기는 어렵다”며 “이남우 비상임이사 후보자(얼라인측)가 선임되더라도 주총 이후 이사회 결의로 비상임이사 1석을 추가한다면 김지섭 부사장님 선임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남우 후보자가 JB금융 비상임이사의 자격요건과 무관하지만 SBS 및 한섬홀딩스 사외이사로서의 자격요건에는 결함이 생기는 것은 맞다”라고 설명했다. 또 “주총에 앞서 의결권 자문사나 국민연금 등에 이남우 후보자가 선임될 시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직을) 사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이남우 후보자가 직접 SBS 및 한섬홀딩스 사외이사를 사퇴할 의사가 있는지 정식으로 확인할 것을 요구했다. 

김 회장은 “(얼라인 측이)후보를 추천할 때 지배구조 전문가라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상법상 비상임이사로 선임되는 경우 재직 중인 사외이사 사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상법상의 문제로 인해 혹시라도 우리 비상임이사로 복무를 못하게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말씀드린다”고 설명했다.

얼라인 측에서 직접 이남우 후보자에게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주총은 약 10분간의 정회 끝에 다시 시작됐다. 김 회장은 “후보자가 비상임이사 선임 시 사외이사 재직 중인 곳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정리했지만, 이에 대해 한 주주가 이같은 김 회장의 지적이 공평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공방이 재차 길어지기도 했다.

이후 약 30분간 3-1호 의안에 대한 투표가 진행된 결과 김기석, 이희승, 김지섭, 이명상, 김호진, 정재식, 이남우 후보 순으로 높은 득표를 얻으며 정재식, 이남우 후보를 제외한 5명의 이사 선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얼라인은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5명 후보(이남우·김기석·김동환·이희승·백승준) 가운데 김기석, 이희승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키게 됐다. 주총이 마무리된 시간은 오후 4시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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