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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기획·모아타운에 속았다” 거센 반발에 꼬리 내린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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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모아타운 결사 반대” “신통기획 1호 속았다! 신통기획 신청하지 마세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주택공급 정책이 대위기를 맞고 있다. 느린 속도와 형평성 문제로 주민들의 거센 반대를 맞딱드린 것이다. 그동안 오세훈 시장은 주택 공급 부족을 전임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 탓으로 지적해 왔다. 그런데 막상 임기 3년차를 맞았는데도 별 다를게 없다는 평가가 나오며 오세훈표 역점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 기부채납 논란 ‘신통기획’ㆍ나홀로 아파트 양산 ‘모아타운’

여의도 신통기획 1호 단지인 시범아파트는 최근 신통기획 재건축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지는 신통기획을 통해 최고 65층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가 기부채납(공공기여) 시설로 노인요양시설인 ‘데이케어센터’를 제시하면서 소유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소유주들은 “원래 경로당과 같은 노인여가시설이 들어선다더니 뜬금없이 노인요양시설을 들이미느냐”며 분노하고 있다. 일부 강경 소유주들 중에서는 아예 신통기획을 포기하고 일반 재건축 사업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 압구정 3구역도 신통기획 철회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압구정3구역은 재작년 서울시가 신통기획 재건축 단지로 선정했다. 그런데 다른 사업지보다 기부채납률이 17.3%로, 서울시 기준 13%보다 과도하게 높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서울시가 조합원 돈으로 공공보행교, 공공보행로 등을 설치하라고 하자, 추가 분담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한다. 이에 지난 9월 소유주 1000여 명은 서명을 모아 신통기획 반대 청원을 강남구에 제출했다. 현재까지 잡음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대에 모아타운 사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오세훈표 소규모 정비사업 모델인 ‘모아타운’ 갈등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강남3구, 광진 등 서울 12개 동 주민 500여 명이 서울시청 앞에 모여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상가·단독주택·다가구주택 등을 보유 중인 원주민들이다.

이들은 ‘지분 쪼개기’를 통해 진입한 투자자들이 모여 모아타운 사업을 신청한 뒤,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떠나는 식의 투기가 기승을 부리게 됐다고 주장한다. 정작 원주민들은 모아타운 사업을 원하지 않는데, 투자자들의 찬성 비율이 높아 강제수용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 지금까지 추진 현황은…서울시 “신통기획 110곳, 모아타운 86곳”

신통기획은 오세훈 시장이 2021년 취임해서 가장 먼저 내놓은 역점사업이다.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의 추진 속도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서울시가 직접 계획안을 제안하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로 만들어졌다. 신통기획 방식은 ▲공공이 주도하는 ‘기획 방식’과 ▲주민이 제안하는 ‘자문 방식’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땅집고] 올 1월 기준 신속통합기획 추진 성과./서울시

올 1월 기준 신통기획 기획 방식을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는 여의도의 시범ㆍ한양, 용산 서빙고 신동아, 압구정 2~5구역 등 모두 17곳이다. 자문 방식을 진행 중인 곳은 잠실주공5단지와 여의도 대교 등 18곳이다. 재개발까지 합치면 전체 신통기획 대상지는 110곳으로 늘어난다.

모아타운은 2022년 오세훈 시장이 도입한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노후 주택을 모아서 ‘모아주택’을 만들고, 이를 블록 단위로 모아 중층 아파트 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재건축,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거지를 소규모로 개발하는 것이 이 사업의 골자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모아타운 사업지로 100곳을 선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까지 총 86곳이 사업지로 정해졌다. 강북구 번동에선 총 1200여 가구 규모인 1호 사업지가 이주를 시작했다. 올해 6월 착공, 2026년 7월 준공한다.

■업계선 “민간사업에 과도한 개입” 비난

업계에서는 두 사업 모두 민간 사업인데 서울시가 과도하게 관여하는 점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우선 신통기획은 사업 기간을 단축해준다는 면에서는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획은 좋으나, 거대 야당 상황에서 재초환이나 분상제 등이 발목을 잡아 정책이 힘을 못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시가 과도한 공공기여를 요구하면서 빠른 사업속도에도 오히려 진통을 겪는 조합이 많다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민간으로도 진행이 가능한 재건축에서 주로 이런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모아타운에 대한 평가는 더욱 비관적이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마다 주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어 실제로 새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는 곳은 손에 꼽는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권 다툼이 심한 강남권 같은 경우, 모아타운으로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진행한다고 해도 반대한 주민을 빼면 몇 백 가구 수준에 그친다. 나홀로 아파트만 양산해 주택부족 문제에는 큰 효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땅집고] 서울시 모아주택, 모아타운 권리산정기준일 기준. /서울시

반발이 커지자 서울시는 최근 대대적으로 모아타운 투기 방지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역시 재개발에 비해 너무다 허술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재개발과 같이 정비의 필요성이 인정되거나 투기(쪼개기) 조짐이 있을 경우엔 ‘사전적으로 권리산정기준일 지정이나 건축행위제한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논란이 지속되자 서울시는 27일 또다시 재개발·재건축 파격 정책을 내놨다.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까지 상향하는 등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신통기획 재건축 조합원 사이에서 불만이 가장 컸던 기부채납 규모도 축소한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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