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 금리 4대銀 중 최저
돈 빌린 고객 입장에서도 유리
금융비용 부담 속 경쟁력 부각
KB국민은행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 모으기 위해 부담한 금리가 국내 4대 시중은행들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덕에 대출에 매긴 이자율도 제일 저렴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은행이 돈을 굴릴 때 들어가는 원가를 절감할수록 대출 고객에게도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로, 고금리 속에서 이같은 자금 조달력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자금 조달 금리는 평균 2.53%였다.
이는 은행들이 영업 자금을 마련하면서 부담한 이자율을 의미한다.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적금을 비롯해 양도성예금증서과 같은 채권 발행이나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자금 조달 금리가 2.41%로 최저였다. 나머지 은행들의 해당 금리는 ▲하나은행 2.54% ▲신한은행 2.56% ▲우리은행 2.61%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규모의 예·적금이 자리하고 있다. 안정적인 자금 조달원인 예금과 적금에서의 비교 우위가 영업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국민은행이 확보한 예수금은 지난해 평균 잔액 기준 331조2282억원으로 조사 대상 은행들 중 유일하게 300조원을 웃돌았다. 다른 은행들의 같은 기간 예수금 평균 잔액은 ▲신한은행 282조3858억원 ▲하나은행 270조6729억원 ▲우리은행 261조8076억원 순이었다.
비교적 싼 원가는 대출 이자에도 반영됐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원화대출금 평균 금리는 4.62%로 4대 은행 평균인 4.75%를 0.13%포인트(p) 밑돌았다. 은행별 수치와 봐도 ▲우리은행 4.73% ▲신한은행 4.75% ▲하나은행 4.91% 등보다 낮은 편이었다.
은행권의 효율적인 자금 조달 능력은 고금리 시기와 맞물려 한층 주목을 받고 있다. 자금 조달 금리와 대출 이자율이 동시에 치솟는 와중, 그나마 조금이라도 자금 조달 비용을 축소할 수 있는 은행이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를 덜 올릴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이에 지난해 4대 은행의 자금 조달 평균 금리는 1년 전에 비해 1.23%p나 높아졌다. 원화대출금 평균 이자율 역시 같은 기간 1.33%p 급등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 금리 인상은 은행 입장에서도 자금 조달 비용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부담 요인”이라며 “고금리로 유동성이 부족한 시기일수록 그에 따른 역량이 자금 운용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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