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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추진을 밝힌 지 약 두 달 만이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잇따라 주주 환원책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힘을 받는 모양새다. 다만 PBR 개선 정도가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라 편차가 심해 밸류에이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밸류업 정책에 대해 운을 띄운 올해 1월 17일 0.88에 불과했던 코스피의 평균 PBR은 이달 25일 현재 1.00으로 집계됐다. PBR은 1주당 장부상 청산 가치 대비 주가를 뜻한다. 즉 1주당 청산 가치가 1만 원이고 주가가 7000원이면 PBR은 0.70이다. 코스피의 경우 장부상 청산 가치와 주가가 똑같은 수준이 됐다는 얘기다.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도 같은 기간 PBR이 1.86에서 2.06으로 올랐다. 코스피·코스닥 모두 두 달여 만에 PBR지수가 개선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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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주가 상승이 특정 업종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전기전자업종지수는 13.26% 상승했지만 섬유의복업종지수는 고작 2.80% 상승에 그쳤다. 운수창고업종지수는 오히려 10.99%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도 제조업종지수는 9.56% 오른 반면 섬유의복업종지수는 7.43% 빠졌다. 코스피에서 대형주가 0.16% 상승하는 동안 소형주는 0.04% 상승에 그치는 등 기업 규모별 차이도 적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쏠림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밸류업이 구체화되면 주주 환원 여력이 없는 종목은 소외주로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실적이 잘 나오고 업황 자체가 우상향하는 기업에 유리하다”며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냈던 기업들이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수익성이 높지 않은 사업을 포기하며 신사업에 과감히 도전하는 기업들이 여럿 있었다”며 “우리나라 기업도 밸류를 높이기 위해 구조적인 개혁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정훈 견습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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