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경기 성남분당갑 지역구 여론이 4’10 총선을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벼랑 끝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어서다.
안철수 후보로서는 보수 텃밭에서 이광재 후보의 맹추격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재 후보는 여권의 거물 정치인을 잡고 다시 원내에 진입해야 정치적 앞날을 기약할 수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 분당갑 지역은 보수색이 짙은 지역구로 분류되지만 이광재 후보가 최근 바람을 일으키며 맹추격하고 있어 선거판세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비록 오차범위 안이지만 이광재 후보의 지지율이 안철수 후보보다 더 많게 나온 조사가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올해 3월21~23일 사흘간 진행된 알앤써치의 여론조사에서 이광재 후보의 지지율이 48.4%로 나타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40.5%보다 7.9%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물론 오차범위(?4.4%포인트) 안이나 이 후보가 상당히 선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2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안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바깥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왔으나 이 후보가 꾸준히 지지율 격차를 좁혀온 것이다.
특히 3월 중순 들어서 비록 오차범위 안이지만 이광재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 여론조사가 여러 차례 등장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 시기는 중앙 정치권에서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실언 논란’과 이종석 주호주대사의 ‘도피출국 의혹’ 같은 국민의힘으로서는 정권심판론을 부추길 수 있는 악재가 있었던 기간이다.
안 후보로서는 지지율을 끌어올릴 선명한 메시지가 필요한 상황을 만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안 후보는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비전을 제시해 정권지원론을 부각시킬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 놓였다.
안 후보는 그동안 정치인생을 걸어오면서 대중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소극적 이미지’로 손해를 본 측면이 많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자회견에서 준비된 말만 하고 질문을 받지 않는 태도부터 대선을 비롯한 선거에서 잦은 단일화로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 정치인으로서 ‘강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이 후보를 따돌리며 존재감을 한껏 높이지 않으면 국민의힘에서 정치적 앞날을 기대하기 힘든 ‘벼랑 끝’에 놓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더구나 안 후보가 출마한 분당갑 지역은 수도권에서 강남3구와 용산구, 과천시, 인천 연수구, 수원 광교 등과 더불어 소득과 생활수준이 높아 ‘보수의 텃밭’으로 불린 지역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이곳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안 후보에 맞서는 이광재 후보는 지역밀착형 선거전략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보는 과거 총선과정에서 찜질방에서 자면서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유대감을 쌓아왔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전국적 인지도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텃밭인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박빙 양상으로 나타나는 배경을 두고 ‘민심의 스킨십 능력 차이’로 바라보는 분석도 있다.
서용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24일 MBC 유튜브채널 ‘정치인싸’에 출연해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 선거에 3번 나섰고 국민의힘에서 중진의원으로서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다”며 “그럼에도 이광재 후보가 맹렬한 추격세를 보이는 것은 현장 민심을 읽는 스킨십 능력과 매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광재 후보는 4’10 총선 선거기간 지역현안에 더욱 공을 들이고 유권자들과 소통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가 안 후보를 꺾는다면 민주당 내에서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안철수 후보와 이광재 후보에게 모두 이번 총선은 버거운 승부인데다가 패배한다면 전국단위 선거가 2026년 지방선거까지 열리지 않는 만큼 정치적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광재 후보는 2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른바 ‘험지’로 꼽히는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에 출마한 이유를 두고 분당을 미래 대표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금 청년은 일자리가 없고, 주택을 사는데 26년이 걸린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로 국민들이 살기가 어렵다”며 “분당이라는 곳에서 ‘일자리’교육’주택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미래도시의 대표모델을 만들고 싶어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는 원주에서도 혁신기업도시를 조성해봤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강원도지사를 역임했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살려 민생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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