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상진 기자] 엘앤에프가 SK온과 13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출과 이익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고객사 다변화와 추가 수주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 실적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 SK온과 13조원 규모 공급 계약 공시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엘앤에프는 SK온과 13조원 양극재 공급 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약 7년이며, 공급물량은 약 30만톤 규모다. 배터리 용량 기준 약 250GWh로 전기차 1대당 평균 배터리 탑재용량 75kWh 가정시 약 330만대에 달한다.
이번 계약으로 SK온을 통해 최종 고객사인 현대차 그룹의 국내외 전기차 생산 공장으로 공급된다.
공급 계약은 이루어졌지만 본격적인 제품 출하는 2026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2025년까지는 미드-니켈 양극재 중심, 2026년부터는 니켈 비중 80% 후반대의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중심으로 공급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7년간 30만톤으로 300만대 차량에 탑재 가능한 규모, 니켈 함량 88%의 하이니켈 단결정 제품으로 파우치형 전지에 최초로 탑재, 까다로운 현대차 고객의 선택을 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SK온은 양극재 경쟁사의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고 있으며 SK온의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그룹 향 엘엔에프 양극재 도입을 통해 활용도를 대거 상향할 것으로 보여 전략적 파트너사로 지속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이번 계약에서 주목할 점은 원재료가 100% 사급 구조라는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양극재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게 되는데 고객사 사급 구조의 경우 매출과 이익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고객사 다변화 통한 중장기 실적 성장성
지금까지 엘앤에프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테슬라향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이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엘앤에프는 오랜 기간 동안 고객사 다변화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에 따라 이번 공급 계약건을 시작으로 국내외 고객사와의 추가 신규 수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정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장기공급계약은 엘앤에프가 추진해왔던 고객사 다변화의 시작이라고 판단하며, 신규 단결정 양극재 출시 등을 통한 추가적인 고객사 확보 및 장기공급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최보영 연구원도 “상반기 내 국내외 셀메이커 및 완성차 OEM 향 등 논의 중이던 여러 건의 추가 수주가 확정될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통해 그동안 리스크 요소였던 LG에너지솔루션 중심의 높은 의존도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소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 단기 실적 부진 불가피…성장 기반에 초점
엘앤에프의 단기 실적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메탈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반영이 겹치며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원석 연구원은 “올해 엘앤에프 실적은 테슬라의 성장세 둔화와 양극재 판가 인하 영향으로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특히 1분기에도 리튬 분기 평균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추가적인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고객과의 장기공급계약, 신규 고객 확보, 밸류체인 수직계열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정재헌 연구원은 “지난해 2월 테슬라와의 직납 계약과 더불어 한국 자동차 OEM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점은 매력적이며, 이는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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