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10 총선 경기 의왕과천에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저격수 역할을 했던 인물 간 대결이 펼쳐진다.
민주당은 지역구 현역의원이자 양평고속도로 논란 당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상대로 날카로운 공세를 펼쳤던 이소영 의원이 재선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친형 강제입원 사건 수사를 맡았던 최기식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를 공천했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면 상대 진영의 취약점에 대해 날카로운 공격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 의왕과천은 ‘정권심판’과 ‘제1야당심판’의 구호가 충돌하는 상징적 지역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소영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와 관련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과 관련해 사업 백지화로 야권에 책임을 돌리려던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상대로 논리적 허점을 파고들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민주당도 2월21일 경기 의왕과천에 이 의원을 단수공천하기로 결정하면서 “윤석열 정부 실정의 대명사 격인 양평고속도로 종점 비리 의혹을 만천하에 알렸다”는 사유로 꼽았을 정도다.
이 의원은 초선의원이지만 3월11일 민주당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도 임명됐다. 이 의원이 ‘정권심판’을 상징하는 인물로 여겨지는 이유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인 김민석 의원은 이 의원을 공동 선대위원장에 임명한 이유에 관해 “젊고 능력 있는 여성의원으로서 최근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등에서 보인 정권 비리에 대한 단호한 심판의 여망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무거운 자리가 아닐 수 없지만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다면 천근의 무게라도 기꺼이 감당하겠다”며 “하나된 민주당으로, 반드시 총선 승리를 만들어내고 윤석열 정권 심판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받들 것”이라고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이 의원의 상대로 공천된 최기식 국민의힘 후보는 이재명 대표 의혹 수사를 직접 지휘했던 이력을 앞세워 방송 패널로 출연해 이 대표 사건 수사의 당위성을 강조했던 ‘이재명 저격수’다.
한 위원장이 총선 국면에서 연일 이 대표를 공격하는 메시지를 내놓는 흐름과 맞는 공천으로 읽힌다.
최 후보는 지난 1월 경기 의왕과천 출마 기자회견에서 “검찰에 대한 편견을 가중시키고 검찰조직을 범죄집단처럼 몰아가 척결대상으로 분류하는 것은 여론을 심각하게 호도하는 행위”라며 “평생 검사로 살아오면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대한민국의 정의를 세우기 위해 노력한 만큼 편견이 아닌 진심을 담아 최기식을 평가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과 최 후보 모두 교통망 확충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압구정 및 송파법조타운에서 정부과천청사역을 오가는 위례과천선에 문원역 신설, 주암지구 내 주암역 정위치 설치 등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내에 KDI(한국개발연구원) 민자적격성조사를 끝내고 2025년 국토부 제3자 제안공고 때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2026년에는 착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임기 동안 관련 상임위인 국토위에서 활동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의원은 공약 보도자료에서 “국토위 질의 때 지적했듯 주암지구에는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는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대거 입주할 예정인 만큼 주암역은 주거 및 상업시설과 인접한 곳에 위치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도 ‘GTX-C노선을 의왕역과 연계한 3기 신도시 교통 개선안’을 공약으로 내놨다. 세부적으로 △의왕역 복합환승센터 구축 △수원발(發) KTX 의왕역 정차 실현 △국철 1호선 월암역 신설 등을 준비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최 후보는 18일 공약을 발표하면서 “강력한 집권여당의 힘으로 의왕역을 교통’상업’업무를 아우르는 교통의 요충지로 만들 계획”이라며 집권여당 후보로서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경기 의왕과천은 2012년 제19대 총선부터 민주당이 3연승을 거뒀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시장이 당선되는 등 수도권의 ‘스윙보터’ 지역으로 분류된다. 2022년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보다 8421표를 더 얻었다.
다만 경기 의왕과천은 의왕시와 과천시가 결합된 지역구인데 2024년 2월 기준으로 의왕시(15만7693명)가 과천시(8만1743명)보다 약 7만5천여 명 더 많은 점은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에서도 의왕시에선 이재명 대표 5만4997표로 윤 대통령(5만3556표)보다 우세했다.
여론조사 꽃이 올해 1월17일과 18일 해당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12명을 대상으로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방식으로 이 의원과 최 후보의 대결을 가정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의원이 52.5%, 최 후보는 21.6%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1985년 태어나 안양 백영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 제5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나와 2017년부터 기후솔루션 부대표와 환경부 환경오염피해 소송지원 변호인단,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맡으며 환경과 관련된 활동에 힘썼다.
2020년 민주당의 인재영입으로 입당한 뒤 같은 해 4월 총선에서 경기 의왕’과천시에 출마해 신계용 미래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국회의원이 됐다. 여성 지역구 의원으로는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희정 전 의원에 이어 두번째로 젊은 나이에 당선됐다.
최 후보는 1969년 경남 밀양 출생으로 밀양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1년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장, 대구지검 제1차장검사, 서울고검 송무부장 등을 거쳤다. 2023년 1월 국민의힘 경기과천ㆍ의왕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총선에 공천됐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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