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무차별 총격 및 방화 테러 희생자 수가 143명으로 늘었다. 용의자 일부가 체포된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테러를 사주한 누구든 처벌 받을 것”이라며 당국에 강력 대응을 주문했고 용의자 일부가 우크라이나로 도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3일(현지시간)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 당국이 테러 현장의 잔해를 치우는 과정에서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으며 누적 사망자 수가 143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전날 저녁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는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침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테러범들은 총기 난사 후 인화성 액체를 뿌려 공연장 건물에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초기 4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상자 중 위중한 이들이 많아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 발생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IS 전투원들이) 수백명을 죽이거나 살해하고 해당 장소를 크게 파괴한 뒤 무사히 기지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테러가 벌어진 직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번 테러의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사건 관련자 총 11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핵심 용의자 4명은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직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방보안국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푸틴 대통령은 “잔혹·야만적 테러를 사주한 이 누구든 처벌받을 것”이라고 강력대응을 주문했고 24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또한 그는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로 도주를 시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00㎞ 떨어진 곳에서 붙잡혔다는 러시아 사건 조사위원회가 주장한 뒤 나왔다. 조사위는 용의자들이 국경을 넘으려 시도했고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에 우크라이나는 사건 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공연장 테러 공격에서 러시아 관리들이 ‘우크라이나의 흔적’을 언급할 것은 예상된 일이다. 러시아 정보당국의 주장은 전혀 지지할 수 없고 터무니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스푸트니크 통신은 용의자들이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범행했다는 진술을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지시자가 공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살해하라는 임무를 맡겼다”고 용의자의 진술을 전했다.
해당 용의자는 자신이 돈을 벌기 위해 범행했으며, 지난 4일 튀르키예를 통해 러시아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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