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들의 주주총회가 15일 삼성물산, 기아 등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이번주부터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총 371개사가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슈퍼주총 시즌에 돌입했다. 최근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 활성화 및 관련 상법 개정으로 주총 시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주주제안 안건도 다수 상정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주총시즌에 밸류업 중소형주에 주목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올해 정기 주총에서는 밸류업 측면에서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느냐가 핵심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아직 당국의 세부적인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특정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향후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한 기업은 많지 않다. 밸류업 기대감이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 주총에서 ‘주주환원 확대 정책’을 언급한다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밸류업 프로그램이 화두가 된 연초 이후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기업들의 당일 평균 수익률은 1.04%, 공시 이후 5일간의 수익률은 2.83%를 기록했다. 그 외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한 기업들 또한 당일 평균 수익률은 0.41%, 이후 5일간의 수익률은 0.71%를 기록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배당세제 인센티브 개선안, 스튜어드십코드 개정안 등 당국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결국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임을 감안할 때, 주주환원 확대가 가지는 주가 설명력은 5월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공개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업 기대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총시즌인 현시점에서 고려해볼 만한 종목은 무엇이 있을까.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이즈 측면에서 그간 상승세가 가팔랐던 대형가치주 대비 중소형 가치주에서 진입 매력도가 높다고 말한다. 최근 밸류업 테마 내에서 상승세를 견인했던 종목들은 금융지주, 자동차 등과 같은 대형 기업들이었다. 이는 대기업일수록 시장과의 IR 소통이 원활하고 당국의 정책 방향성에 발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또 밸류업 관련 기대감이 대형주 중심으로 부각된 결과 주도 수급 주체인 외국인 수급이 대형가치주로 쏠렸다.
이 연구원은 “3월 들어 외국인 수급 유입의 탄력도가 약화하고 있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같은 대형 매크로 이벤트를 소화하며 대형 밸류업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면서 “주총시즌에 진입하며 대기업 외에 중소형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중소형주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 전 일본 사례를 살펴봐도 외국인의 본격적인 자금 유입이 시작됐던 4월 밸류업 초기 국면에는 소형가치주 대비 대형가치주 중심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양상을 보였다”며 “그러나 외국인 수급 유입이 주춤해지고 대부분 3월 결산법인인 일본 기업들의 주총이 몰려있는 6월 중순 이후부터 소형 가치주의 반등세가 나타났다는 점이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사례를 살펴봐도 현시점에서는 주주환원 확대 등 밸류업 조건에 부합히자만,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중소형 가치주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시가총액 1000억 원 이상 2조 원 이하 상장사 중 △최근 2년 연속 주당배당금(DPS) 증가 여부 △지난해 기준 배당수익률 5% 이상 여부 △지난해 이후 자사주 매입 공시 최소 2건 이상 등 3가지 조건 가운데 2가지 조건 이상을 만족하는 기업들을 밸류업 유망 중소형주로 꼽았다. △한전KPS △현대엘리베이 △SK가스 △영원무역홀딩스 △오리온홀딩스 △피에스케이홀딩스 △이노션 △한일시멘트 △DI동일 △쿠쿠홀딩스 △현대홈쇼핑 △E1 △아세아 △아세아제지 △세아제강 △한국기업평가 △한국콜마홀딩스 △한국철강 △백산 등이 주총시즌 주목해볼 만한 밸류업 중소형주로 선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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