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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전 사업 영역에 AI(인공지능)를 녹인다. 스마트폰·냉장고 등 눈에 보이는 기기는 물론 AS(애프터서비스)에도 AI를 도입해 고객을 관리한다. AI 관련 수주 전쟁이 한창인 반도체 시장에선 자체 기술로 개발한 AI 가속기 칩을 내년 초 출시해 2~3년 내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목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AI를 올해 핵심 경영키워드로 내세웠다. 한종희 부회장은 “모든 디바이스에 AI를 본격적으로 적용해 고객에게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가 펼쳐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라며 ‘삼성 가전 AI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가전 사업에서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공고히 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모든 가전 신제품의 특징을 AI 기능으로 내세우는 식이다. 회사는 이날 건조기 신제품 ‘비스포크 그랑데 AI 원바디 탑핏’과 ‘비스포크 그랑데 AI’를 공개했다. AI로 건조기 내부 온도와 습도를 감지하고, 세탁물의 재질을 알아서 분류해 손상을 막는다.
AI를 키워드로 선보인 삼성전자의 신제품은 올해만 12개 이상이다. 이 같은 AI 가전들이 흥행 가도를 달리며 판매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지난달 회사가 선보인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3일 만에 판매량 1000대, 12일 만에 누적 3000대를 돌파했다. 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회사는 광주사업장에 위치한 제품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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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에도 AI를 적용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AI 기술이 적용된 ‘HRM’ 시스템을 공개했다. AI가 고객이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상태를 수시로 파악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류를 예측해 알려준다. 필요한 경우 원격으로 제품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하고, 필터 등 소모품 교체 시기도 예측해 귀띔한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도 AI를 기반으로 재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LLM(대규모언어모델)용 AI 가속기 ‘마하1’를 내년 초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는 AI 가속기 시장의 판을 뒤집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최근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일반인공지능) 컴퓨팅 랩을 설립해 관련 칩을 개발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집중해 2~3년 내 반도체 세계 1위를 탈환하겠단 계획이다. 그간 반도체 세계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의 지난해 DS 부문 매출은 459억 달러(약 61조5519억원)다. TSMC(668억 달러), 인텔(514억 달러), 엔비디아(495억 달러)에 밀려 4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 규모는 올해 2982억 달러(약 399조2898억원)에서 매년 36.6%의 성장률로 증가해 오는 2030년 1조8475억 달러(약 2474조726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쇼(CES) 2024에서 “삼성전자는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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