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올리면서 500만 원이라도 싼 매물이 나오면 바로 계약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송파구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16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돌아섰다. 송파구 등 일부 지역 인기 단지는 실거래가가 한 달 새 1억 원 가량 뛰었다.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소폭 내리며 거래량이 늘어난 가운데 급매물이 소진된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한 효과로 풀이된다. 다만 여전히 매수 관망세가 짙은 데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에 따라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셋째 주(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3% 하락하면서 17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하락 폭은 전주(-0.05%)보다 좁혀졌다.
반면 서울의 매매가는 이번 주 0.00%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넷째 주(27일 기준) 이후 16주 만에 하락세를 멈춘 것이다. 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은평·강서구 등 8개 자치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하거나 보합세로 돌아섰다.
상승 폭이 가장 큰 지역은 동작구로 0.05% 올랐다. 6주 연속 아파트값이 오른 송파구는 0.04%의 상승률을 보였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이달 9일 24억 원에 손바뀜됐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동일한 조건의 동이 지난 1월 말 22억 5000만 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약 한 달만 에 1억 5000만 원 올랐다. 사당동 ‘래미안로이파크’ 전용 84㎡는 이달 15일 15억 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같은 평수 실거래가가 15억 원을 기록한 건 지난해 8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노원구 ‘라이프청구신동아’ 전용 115㎡도 이달 2일 지난 달보다 4000만 원 뛴 12억 원에 팔렸다. 노원구의 이번 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보다 0.02% 떨어져 전주(-0.04%)보다 하락 폭을 좁혔다.
부동산 업계는 올 초 쌓였던 저가 매물이 소진되면서 보합 및 상승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실제 프롭테크기업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상승 거래 비중은 43%로 전월(39%)보다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의 상승 거래 비중은 51%에서 57%, 노도강은 54%에서 58%로 늘었다.
다만 본격적인 상승세라고 판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날 기준 서운 아파트 매물도 8만 2466건으로 한 달 전(7만 8639건)보다 약 5%가량 늘어난 상태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금리 인하 속도를 지켜보고자 하는 수요자들은 아직 급하게 매매시장에 유입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스트레스 DSR 등 대출 규제 강화를 고려하면 공격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02% 올랐으며 서울 전셋값은 0.07% 상승해 작년 5월 넷째 주 이후 4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 대출 시행으로 역세권 및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에서 매물이 감소하고 상승거래가 발생하며 오름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