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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철강 수출이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저가 철강제품의 밀어내기 속에서 공급 과잉에 따른 철강값 약세가 관측되고 있어서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국가통계국의 통계치를 인용해 올해 1~2월 중국의 철강 수출량이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한 1590만 톤으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위기와 경기 침체 등으로 중국 내수 소비가 약해진 가운데 중국 철강업계가 자국 내에서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글로벌 시장으로 밀어내고 있어서다. FT는 최근 중국 철강사들이 감산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원활하게 이뤄질지 확신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중국 철강 수출은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던 연 9100만 톤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철강제품 밀어내기 속에서 걱정되는 것은 가격 방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 세계 철강제품의 약 55%를 생산하는 상황에서 수출이 조금만 더 증가해도 가격 하락은 심해진다. 실제 철광석 가격은 한 달 새 30% 가량 하락하며 톤당 100달러 선을 겨우 지키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코노미스트인 해리 머피 크루즈는 “지난주 양회에서 의미 있는 부양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올해 철광석 가격이 2023년 8월 이후 최저치인 톤당 100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수출 전략을 고집하는 상황에서 향후 수출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원자재 전문매체 캘러니시커머니티의 아시아 에디터인 토마스 구티에레즈는 “양회 이후 중국 철강 회사들이 상당히 할인된 가격으로 수출 계약을 제안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정보기관인 아거스미디어의 철강 책임자 콜린 리처드슨 역시 “세계에는 철강이 너무 많다. 중국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철강은 너무 많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정부가 철강 수출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뱅크오브몬트리올(BMO)의 상품 분석가인 콜린 해밀턴은 중국이 ‘일대일로(중국 주도의 신 실크로드 전략)’의 하나로 저개발 국가의 인프라 프로젝트 등에 철강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세계에 철강을 수출하는 것이 오로지 경제적인 목적이었다면 이번에는 철강 집약적 투자를 위해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정학적 측면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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