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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휴대전화 지원금 확대 압박 ‘노골화’…이통사 “재무 부담”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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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장하은 기자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를 방문해 전환지원금 지급에 따른 번호이동 시장 변동 상황을 점검했다. 사진은 KTOA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이 부위원장 모습. [장하은 기자]
 

이동통신사업자를 향한 정부의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확대 요청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재무적인 부담을 우려하는 통신업계는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정부 압박이 오히려 사업자 간 경쟁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재 스마트폰 판매점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를 연이어 방문했다. 유통업 종사자와 이를 이용하는 시민 의견 등 전환지원금 정책 관련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다. 판매점과 KTOA에서 이 부위원장은 이통사가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더 많이 늘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을 폐지하고, 이통·제조사의 협조를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이 부위원장은 판매점에서 만난 시민을 향해 “전환지원금이 아직 10만원 조금 넘는 정도인데 더 많이 받았으면 좋겠나”라며 “이통사와 제조사 다 같이 협력해서 단말기요금(인하) 등 혜택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6일부터 이통 3사가 번호이동에 대한 전환지원금을 50만원까지 올릴 수 있었음에도 요지부동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방통위는 지난 13일 전체회의에서 시행령 개정에 따른 ‘이동통신사업자 변경 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 제정안과 ‘지원금 공시 및 게시 방법 등에 관한 세부 기준’ 개정안을 의결했다. 번호이동 시 기대수익·위약금 등을 고려해 전환지원금 최대치를 50만원까지 올릴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통신업계는 정부의 전환지원금 확대에 대해 고심하면서도 섣불리 결정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10만원대 지원금 규모를 4~5배까지 늘리면 현실적으로 재무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판단이다. 전산시스템이 정책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정책이 막 도입된 상황에서 전산 작업이 미비한 상태에서 지원금만 늘리면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 입장에서는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논의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정부의 압박 수위는 갈수록 노골화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8일 방통위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와 삼성전자 임원들을 불러 전환지원금을 확대하는 것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22일에는 김홍일 방통위원장이 이통 3사 대표들과 만난다. 김 위원장이 이통 3사 사장들을 공식적으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단통법 폐지와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확대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압박이 오히려 사업자 간 경쟁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를 풀어주면 기업들이 알아서 경쟁에 뛰어드는 게 시장 논리인데, 정책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것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경쟁한다는 것은 매출을 늘려 비용을 보완한다는 의미”라며 “이런 판단이 서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통사들 준비가 안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출혈만 보이는 경쟁에 뛰어들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단통법 시행 당시 3~4개월의 적응 시간을 준 것처럼 속도를 맞춰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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