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세론이냐 동정론이냐’
4월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의 표심이 어느쪽으로 작용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 선거에선 과거에도 밴드웨건(편승효과)이나 언더독 효과가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밴드웨건은 사표를 방지하기 위해 유권자들이 대세에 투표하는 경향을 의미하고 언더독은 경쟁에서 뒤처지는 후보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4·10 총선을 20여 일 앞두고 거대 양당은 저마다 읍소 전략으로 언더독 효과에 주력하고 있다. 비관적인 판세를 내놓아 위기론에 불을 지피면 의지를 상실한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승패를 상징하는 수도권 판세가 예측 불허로 흘러가고 있는 데다 제3지대 정당과 위성정당 등 변수가 산적한 점도 스스로 위기론을 띄우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100석도 어렵다’는 전망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7일 “저희는 ‘언더독'”이라며 “열심히 따라 올라가고 있고 결국 승리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귀국 문제와 ‘언론인 회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거취 논란이 지속되면서 위기론이 커진 측면이 있다. 과거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세월호 텐트’ 등 막말 논란이 벌어진 영향으로 서울 49석 중 41석을 야당에 내주며 총 103석(미래통합당·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의석 총합)을 얻는 데 그친 경험이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과거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인사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거나 황 수석의 자진 사퇴, 이 대사의 귀국 등 여론의 요구에 응했다며 지지세 회복을 꾀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20일 경기 안양 거리 인사에서 “최근에 있었던 황 수석 문제와 이종섭 대사 문제가 오늘 다 해결됐다”며 “선거를 앞두고 국민 여러분의 민심에 더 귀 기울이고, 더 겸손한 자세를 보이는 것만이 우리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안양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우리는 수도권 민심에 더 민감하고 책임감 있게 반응해야 한다”며 “손끝에 느껴지는 작은 온도까지도 무겁고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승리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정말 암울한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민주당은 비관적인 판세 분석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총선 상황실장이 지난 15일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합쳐 최대 ‘153+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가 당 지도부가 최근 ‘녹록하지 않다’고 입장을 수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 내부 자신감이 오만함으로 비춰지면 상대 지지층이 결집할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강원 춘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제1당이 되거나 170석을 하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현실이 될 수 있다”며 “의석수로 본다면 그렇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실장도 같은날 당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회의에서 “현재 판세는 매우 유동적이고 빡빡한 백중세”라며 “151석을 현재 여전히 최대의 희망 목표로 보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지역과 비례를 포함해 1당 확보가 매우 힘겨운 (바둑으로 치자면) 반집 싸움 상태”라고 주장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