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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반년간 900선 코앞서 ‘주춤’…저PBR 열풍에도 ‘공회전’

데일리안 조회수  

장기간 제한된 등락폭에 800선 정체

고PBR 종목 많아 밸류업 효과 제한

증권가 “추후 중소형株 부각 가능성”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코스피 지수가 약 2년 만에 2700선을 돌파하는 등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지수는 수개월째 800선에 머물고 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도 받지 못하고 있어 상승 속도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786.28~896.44포인트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900선 돌파를 코 앞에 둔 880~890대에 마감하며 연일 기대감을 키웠으나 제한된 등락폭을 보였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 90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9월 11일(912.55)이 마지막이다. 장중 고점으로도 지난해 9월 15일(902.40) 이후 900선을 돌파한 바 없다.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며 73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소폭 반등에 성공해 800선에 정체된 상황이다.

코스닥지수가 약 6개월가량 900선을 넘어서지 못하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닥 소외 현상’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국내 증시 부진을 해결하고자 내세운 밸류업 프로그램은 오히려 코스닥의 상승을 제한하는 모순을 가져왔다는 비판의 시선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기업 밸류업 기대감에 힘입어 저PBR(주가순자산비율)이 강세를 보이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으나 코스피 대형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쏠렸다. 저PBR주가 대거 포진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에 속한 기업들은 대부분 고PBR주로 분류돼 투자장에서 소외되면서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 것이다.

최근에는 저PBR 열풍이 차츰 식어가고 있지만 장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상현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코스닥에는 고PBR주가 많은 데 해당 종목들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코스피 저PBR주로 유입되고 있다”며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테마주 형성이 빈번한 데 최근에는 새로운 테마주의 등장이 아닌 지난해 부각됐던 2차전지와 초전도체가 부활했다. 이는 증시 내 매력적인 투자처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아 과거 테마주가 또 다시 형성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한 달(2월20일~3월20일)간 코스닥지수 변동 추이. ⓒ한국거래소
최근 한 달(2월20일~3월20일)간 코스닥지수 변동 추이. ⓒ한국거래소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스닥이 조만간 9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달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주총에서 ‘주주환원 확대’ 행보를 지속할 수 있는 밸류업 중소형주가 부각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까지 밸류업 테마 내 상승세를 견인했던 종목들은 대부분 대기업들이었으나 이달 들어 외국인 수급 유입의 탄력도가 약화되고 있고 금주 예정돼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형 매크로 이벤트를 감안하면 대형 밸류업 종목들이 단기적인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주총 시즌이 시작되면서 중소형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 움직임을 확인할 경우, 그간 상승세가 가팔랐던 대형 가치주 대비 중소형 가치주의 진입 매력도가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 측면에서 금번 주총 핵심은 ‘주주환원 확대’ 등 기업의 밸류업 동참 여부”라며 “일본의 밸류업 초기 당시 대형 가치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부각됐으나 일본 기업들의 주총이 몰리는 6월 중순 이후부터 소형 가치주의 반등세가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처럼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이 추가적으로 나올 경우 상승 명분이 분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조상현 본부장은 “코스닥지수가 큰 활약 없이 무난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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