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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가 6월에 미국 내 첫 SMR 건설에 나선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MS가 SMR 건설을 통해 경쟁사인 뉴스케일을 앞지르는 것은 물론 러시아·중국 등의 경쟁사들과 저가 차세대 원자로 개발 및 수출 경쟁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는 FT와 인터뷰에서 이달 미 규제당국인 원자력규제위원회에 나트륨 원자로 건설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트륨 원자로는 냉각재로 물이 아닌 액체 나트륨을 사용한다. 액체 나트륨은 끓는 점이 880℃로 물(100℃)보다 높아 더 많은 열을 흡수하면서 발전 출력을 높일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르베크 CEO는 “허가를 받을지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는 6월에 첫 삽을 뜰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의 승인이 6월까지 나지 않더라도 초기 공정은 상당 부분 핵 활동과 무관한 만큼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의미다.
위치는 미 와이오밍주 케머러의 석탄 화력발전소 인근이다. 완공 및 가동은 2030년이 목표다. 완공된 후에는 2025년 폐쇄 예정인 와이오밍주의 기존 석탄 화력발전소를 대체해 25만 가구가 사용할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르베크 CEO는 “나트륨 원자로는 경수로 원자로 대비 비용이 절반 정도일 것”이라며 “이번 상업화에 성공하면 원전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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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베크 CEO에 따르면 미국 SMR 업체들은 국가 주도로 개발 중인 러시아·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각각 1기씩 SMR을 가동 중이다. 세계적으로도 80여 개의 SMR 기술이 경쟁하고 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최근 고금리에 따른 자본 조달 비용 상승,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실제 지난해 11월 미국업체 뉴스케일이 미국 내 첫 SMR 건설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뉴스케일 측이 비용 상승에 대응해 전기요금 50% 인상을 제안했지만 전력 회사들이 이에 반대한 데 따른 것이다.
테라파워는 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했다. 현재까지 약 10억 달러에 이르는 민간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으며 미국 정부로부터 해당 원자로 완공을 위해 최대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를 지원받기로 한 상태다. 우리나라 SK와 SK이노베이션도 2억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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