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화정책 전환 예상·규제 개선에 투심 개선
신규 상품 출시에 삼성·미래 보수 인하 경쟁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외면받았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리츠 배당 확대법 통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와 수수료 인하 경쟁에도 불이 붙은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흐름도 주목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리츠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모은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이날 806.94로 마감해 지난해 연말(774.70)와 비교해 4.16% 상승했다. 리츠주와 인프라 종목 10개로 구성된 ‘KRX 부동산리츠인프라’ 지수도 이날 종가 1424.82로 작년 (1367.15) 대비 4.22% 오른 상태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을 매입·개발한 뒤 발생하는 임대료 수익 등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올들어 관련 주가에 화색이 도는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으로 실물 부동산 대출 금리가 내려간 영향이다. 자본 조달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부동산 투자심리가 호전된 것이다.
리츠의 배당 기준을 개선한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 문턱을 넘어선 것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 리츠의 배당 한도에서 기초자산의 평가손실을 반영하지 않도록 한 이른바 ‘리츠 배당 확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면서 배당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시기와 인하 폭에 대한 기대는 다소 퇴색됐더라도 금리 정점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국내 리츠의 지원 정책들도 과거처럼 선언적이거나 지나치게 장기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운용사들은 국내외 상장 리츠에 분산 투자하는 신규 ETF를 출시하면서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 중에서도 리츠의 반등에 베팅하면서 매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월배당형 부동산 리츠 상품으로 연금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상장한 KB자산운용의 ‘KBSTAR 글로벌리얼티인컴’은 세계 최대 상업용 리츠인 미국 리얼티인컴과 국내 유일한 상장 공모 인프라 펀드인 맥쿼리인프라, 해외 리츠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어 이달 5일에는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인프라 자산·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를 상장시켰다.
특히 삼성운용의 ETF가 연간 총보수 0.09%로 국내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보수율 인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날인 19일 월배당형 리츠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총보수를 기존 연 0.29%에서 0.08%로 인하하는 것으로 맞불을 놨다. 지난 2019년 7월 출시된 미래에셋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는 순자산총액 3840억원 규모로 국내 부동산 리츠 ETF 부문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이어왔다. 이 시장에 삼성·KB자산운용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도 유입되고 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근 한 달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KBSTAR 글로벌리얼티인컴’(139억원)과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126억원),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91억원)’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SK리츠가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흥행하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도 9개 주유소 매각과 11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하는 등 실제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요 리츠들의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에서 긍정적인 조짐이 확인됐고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양상”이라며 “글로벌 리츠는 신규 자산 편입이 재개되는 하반기에 상승 여력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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