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산업혁명의 공장에서는 물이 투입 돼 전기를 생산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제2의 산업혁명에서는 데이터가 투입 돼 토큰(AI 연산단위)을 생산하게 됩니다. 엔비디아는 이 ‘AI 공장’을 구축하는 기업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 시간) 미국 산호세 시그니아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데이터센터는 ‘비용’이라 생각됐으나 AI 공장이 된 데이터센터는 실제 돈을 벌어내는 장소가 된다”며 “AI가 새로운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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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EO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미래 모든 컴퓨팅은 실시간 ‘생성’될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엔비디아가 개척한 ‘가속 컴퓨팅’을 바탕으로 모든 미래 컴퓨팅이 ‘생성형’으로 전환된다는 주장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이었던 연산 중심축이 AI ‘가속기’인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이동하는 한편, 과거 미리 입력된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집중했던 컴퓨팅 작업이 문자·이미지·영상·단백질 화학구조·로봇 운동제어 등을 AI로 실시간 ‘생성’하는 방향으로 뒤바뀔 것이라는 의미다. 황 CEO는 “AI 학습용이던 엔비디아 GPU는 AI 추론용으로 진화했고 나아가 과거 컴퓨터그래픽을 ‘생성’했듯 AI 생성용 칩셋이 됐다”며 “AI로 모든 사용자 경험이 개인화 될 시대를 감안하면 엔비디아가 잡은 기회는 여전히 어마어마하다”고 강조했다.
AI 확산으로 글로벌 컴퓨팅 시장은 약 1조 달러(약 1340조 원)를 넘어섰다. 황 CEO는 이 조차도 “여정의 초반으로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시장 확장을 위해서는 반도체 공급망 개선이 필수다. 황 CEO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공급망 붕괴에 대해 현실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황 CEO는 “글로벌 공급망은 매우 복잡하고 데이터센터 부품 절반은 중국에서 생산된다”며 “모든 관계자가 합의한 목표에 최선을 다한다면 ‘종말의 날(Doom’s day)’ 시나리오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황 CEO는 대만 태생이다. 엔비디아는 파운드리(주문생산)에서 TSMC와 깊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황 CEO는 “TSMC와 관계는 다른 어떤 관계보다도 긴밀하다”고 누차 강조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업체들까지 포함된 글로벌 대기업들 간 긴밀한 상호작용이 갈수록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와의 파운드리 협력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황 CEO는 “미래에는 모든 자동차에 삼성전자 반도체가 탑재될 것”이라며 “TSMC 외 모든 파트너들과도 더욱 가까운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차량용 반도체를 삼성전자에서 생산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는 해석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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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업 전략도 제시했다. AI 가속기 설계를 넘어서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것이 첫 단계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AI 생성 데이터센터 사업이 큰 기회가 되겠지만 한 발 더 나아가면 AI 모델을 생산용으로 최적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때문에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사업도 무시할 수 없이 커질 전망”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는 전날 로봇 플랫폼 ‘그루트(GR00T)’를 공개하며 AI의 다음 시장으로 로봇공학을 제시했다. 황 CEO는 벌써부터 로봇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 주인공은 ‘양자컴퓨팅’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양자컴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지만 이미 세계 최대 양자컴퓨팅 회사”라며 “각종 개발 도구 지원으로 양자컴퓨터 시대의 도래를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인공지능(AGI)에 대한 관점도 소개했다. 그는 “인간 지능에 대한 평가기준이 다양하듯 AGI를 정의하는 방법도 여럿”이라면서도 “단순히 변호사 시험 등을 인간 이상으로 통과하는 것이 기준이라면 5년 내 달성 가능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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