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플랫폼 \’블랙웰(Blackwell)\’을 발표하면서 추론용 AI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블랙웰 효과\’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국내 반도체주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세대 AI 플랫폼 \’블랙웰\’ 공개…반도체株 훈풍
엔비디아의 블랙웰 공개 이후 엔비디아발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반도체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0분 기준 개인투자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1116억원, 1650억원 순매수했다. 이날(오후 2시20분 기준)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9091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이 가운데 30%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투자한 것이다.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 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온 외국인도 이날 삼성전자를 39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매수세로 돌아섰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로 불리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투심이 집중된 데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발표가 크게 작용했다. 차세대 AI 칩 공개로 반도체 산업 전반에 성장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4\’에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AI 칩을 공개했다.
블랙웰은 2년 전 엔비디아가 출시한 호퍼(Hopper) 아키텍처의 후속 기술로 미국의 통계학자이자 수학자인 \’데이비드 헤럴드 블랙웰(David Harold Blackwell)\’을 기리고자 그의 이름을 땄다.
블랙웰 기반 차세대 AI 칩인 B200은 엔비디아 기존 \’H100\’의 성능을 뛰어넘는 역대 GPU 중 최대 크기다. 전작 B100 대비 AI 학습 속도가 최대 5배 빨라졌고 성능도 개선됐다. 두 개의 엔비디아 B200를 엔비디아 그레이스 CPU에 연결한 \’GB200\’도 함께 공개했다. 블랙웰은 올해 말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현재 최고급 GPU인 H100은 환상적이지만 더 큰 GPU가 필요하다”며 “엔비디아는 지난 30년 동안 딥 러닝, AI와 같은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가속 컴퓨팅을 추구해왔고 블랙웰 GPU는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생성형 AI라는 산업혁명을 구동하는 엔진”이라고 설명했다.
◇저PBR에 밀려 소외된 반도체에 볕 드나
한동안 국내 반도체 종목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저PBR주 열풍에 소외되면서 주가도 지지부진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8일 52주 최고가인 17만4900원을 기록한 후 외인 매도세에 주가가 하향 흐름을 보이면서 16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연초부터 8만전자 기대감이 나왔지만 7만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올해 D램과 낸드 판매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시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 1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조7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4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는 것은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SK하이닉스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호조가 예상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5세대인 HBM3E의 본격 양산에 들어갔으며 이달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99억달러로 전체 수출액 중 19%의 비중을 차지했는데 지난해 이 비중이 12%였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한 수준”이라며 “올 1분기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역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올 1분기는 메모리반도체 재고자산 감소가 본격화되고 가격 상승폭이 예상을 상회해 재고자산 회전율이 상승하는 첫 번째 분기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AI칩 직접 수혜 예상”…목표가 줄상향
이러한 전망에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목표가 눈높이를 높이면서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추론 중심 AI 시장이 확대되면 메모리 및 파운드리 업체도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선 올 들어 SK하이닉스가 20만닉스 고지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 증권사는 6곳이다. SK증권이 기존 19만원에서 22만원으로 목표가를 상향해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KB증권과 상상인증권, BNK증권도 목표가를 2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미래에셋증권과 IBK투자증권도 20만원으로 목표가를 높였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미래에셋증권이 목표가를 기존 9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높였고 메리츠증권과 SK증권도 1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10만전자를 향한 전망에 힘을 실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2030년 추론용 AI 칩 시장 규모는 1430억달러로 지난해(60억달러) 대비 24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론용 AI 칩의 급성장은 D램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직접적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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