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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상장 1호’ 제주맥주, 결국 팔렸다

비즈워치 조회수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수제맥주 업체 첫 상장사였던 제주맥주가 결국 매각됐다. 제주맥주는 한때 수제맥주 붐을 타고 야심차게 상장에 성공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뎠고 이에 따른 수익성 감소가 지속하면서 결국 매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 등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19일 제주맥주의 최대 주주인 엠비에이치홀딩스와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가 보유한 주식 864만주와 경영권을 101억5600만원에 매각키로 했다. 매각되는 지분은 전체 제주맥주 지분의 14.79%에 해당한다.

제주맥주를 인수한 곳은 더블에이치엠이다. 더블에이치엠은 자동차 수리 및 부품유통업체다. 더블에이치엠은 제주맥주 주식 1주 당 1175원에 인수한다. 

제주맥주는 지난 2021년 국내 수제맥주 업체 중 가장 먼저 상장에 성공하면서 주목받았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주맥주는 ‘테슬라’ 요건으로 증시에 입성에 성공했다. 제주맥주가 상장할 시만해도 국내 시장에는 수제맥주 붐이 일던 시기였다.

코로나19로 국내 음주 문화가 기존 대중적인 맥주에서 수제맥주로 옮겨가던 시기였다. 집합 금지 등으로 회식이 불가능해지면서 홈술 등을 즐기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일반 맥주보다는 특색있는 맥주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제주맥주도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점차 영역을 넓혔다. 자체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수제맥주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늘어나는 수제맥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롯데칠성음료에 위탁 생산을 맡기기도 했다. 대량 생산을 통해 공급을 원활히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소비자들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과거의 음주 문화가 부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맥주보다 하이볼이나 위스키 등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제맥주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제맥주 업체들에게 원재료값 상승 후폭풍은 대형 주류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다가왔다. 편의점에서 수제맥주를 구입해 집에서 혼술을 즐기던 홈술족이 줄고 다시 식당과 술집 등 유흥시장이 부활하면서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 2022년부터 급격한 침체기를 맞이했다.

제주맥주도 이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제주맥주의 실적이 이를 대변한다. 제주맥주의 매출액은 지난 2021년을 정점으로 계속 내리막길이다. 수익성도 악화했다. 2019년 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제주맥주는 2022년 1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94억원이다.

제주맥주는 그동안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 등을 늘려가며 대응해왔지만 트렌드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작년에는 롯데칠성음료와의 위탁 생산 계약도 중단했다. 또 전체 인력의 40%를 감축하는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도 손익분기점 달성시까지 급여를 받지 않기로 하는 등 배수의 진을 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 시장은 이미 대기업 맥주 위주의 시장이 공고한 상황이라 다른 종류의 맥주가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며 “한때 수제맥주가 각광을 받았던 것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기반한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기에는 시간도, 여건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비즈워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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