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선수금반환보증(RG) 한도 부족 문제가 계속되자 정부와 무역보험공사(무보), 시중은행이 간담회를 열고 해법 모색에 나선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무보는 조만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과 중형 조선사 RG 한도 확대를 위한 간담회를 연다. 산업부는 중형 조선사 RG 한도 확대 방안을 설명하고 시중은행에 협조를 당부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무보 등 정책금융기관이 중형 조선사 RG를 발급하고 한도 초과분을 시중은행이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RG는 조선소에 문제가 생기면 공신력 있는 금융기관이 선주사의 선수금을 대신 환급하겠다고 약정하는 필수적인 서류다. RG가 발급되지 않으면 조선사는 수주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대형 조선사들은 주로 시중은행에서 RG를 발급받는다. 반면 중형 조선사들은 신용도가 낮아 주로 국책은행이나 지방은행의 도움을 받는다. 국책은행과 지방은행은 보통 RG 발급 한도를 정해놓는데, 최근 2년간 선박을 건조하는 가격이 30%가량 상승하면 한도가 빠르게 소진됐다.
중형 조선소들은 RG 발급이 막혀 선박 수주를 못 하는 상황이다. RG 한도 부족으로 수주 계약이 취소되기도 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중형 조선사 전체 수주의 약 44%에 해당하는 8척의 중대형 컨테이너선 수주가 RG 미발급으로 취소됐다.
현재 국내 중형 조선사는 케이조선, 대한조선, HJ중공업, 대선조선 등 4곳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25~30곳에 달했으나 대부분 폐업하거나 인수·합병됐다. 이 중 HJ중공업은 최근 뚜렷한 수주 실적이 없는 상황이고, 대선조선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시중은행의 RG 발급 참여 확대를 위해 특례보증의 보증 비율을 기존 70%에서 85%로 상향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중형 조선사들은 시중은행이 RG 발급에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추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선박 건조의 경우 기간이 길고 금액도 커 부실이 발생했을 때 은행이 입는 타격이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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