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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찾은 오타니, 신라호텔 대신 여의도 ‘이 호텔’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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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2024년 3월 15일 오후 인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는 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의 부인과 함께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이태경 기자


[땅집고] MLB(미 프로야구) 선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방한에 한국이 들썩이면서 오타니 일행이 선택한 호텔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오타니를 비롯한 LA 다저스 선수들이 모인 곳은 바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페어몬트)이다. 선수들이 국내 주요 호텔을 제치고 이곳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LA선수단은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약식 훈련을 소화하고 호텔로 이동했다. 이들은 페어몬트 호텔에서 저녁 만찬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저녁 시간을 보낸 장소는 페어몬트 호텔 29층에 위치한 ‘마리포사 앤 M29’다. 여의도 도심과 한강 야경이 내려다볼 수 있는 이른바 ‘뷰 맛집’이다. 이곳은 평소엔 현대 유럽 음식을 판매하지만, 이날은 LA다저스를 위한 파티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땅집고] 페어몬트 호텔 '마리포사' 내부 모습. /페어몬트 호텔

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LA다저스 일행은 수개월 전부터 호텔을 정해뒀다. 경기가 열리는 고척돔까지 이동이 편리하고, 신축 호텔이라서 깔끔한 시설을 갖췄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단 역시 페어몬트 바로 옆인 콘래드 서울 호텔에 머문다.

[땅집고] 페어몬트 호텔 외부 야경. /페어몬트 호텔


■ 오타니 pick, 페어먼트 호텔 어떤 곳이야?

페어몬트 호텔은 5000여 개의 호텔, 리조트, 레지던스를 운영하는 ‘아코르 그룹’의 럭셔리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파크원(parc 1)에 처음 개장했다. 개장 당시 아코르 그룹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브랜드가 한국에 진출하는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국내 럭셔리호텔 시장의 성장이라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그간 리츠칼튼(메리어트), 파크하얏트(하얏트), 인터컨티넨탈(IHG) 등 글로벌 체인을 대표하는 호텔이 제법 들어왔지만, 시장 내 존재감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해외에서 럭셔리호텔의 대명사로 불리던 리츠칼튼은 국내에서 버티지 못하고 철수했다.

[땅집고] 오타니가 묵는 것으로 알려진 페어몬트 호텔 '시그니처 스위트룸' 내부 이미지. /페어몬트 호텔

페어몬트 호텔은 308개의 일반 객실과 40개의 스위트룸을 갖췄다. 오타니 등 LA 다저스 선수들과 가족들이 사용하는 곳은 ‘시그니처 스위트룸’으로 알려졌다. 1박 가격은 약 100만원이다. 객실에서 여의도의 고층 건물과 한강 조망이 가능하며 지하철, 백화점 ‘더현대 서울’, 고층 오피스 타워 등과 연결돼 편의성도 갖췄다.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들어선 '파크원' 이미지. /더 현대

■ 백화점·호텔 있는 거기? 주차장이었다!

페어몬트 호텔은 개장 이후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 중 하나다. 호텔이 있는 파크원의 외관 디자인이 워낙 독특해서다. 파크원은 오피스 2개 동과 호텔 1동, 현대백화점 1동 등 총 4개 동으로 지어졌는데, 모두 빨간 모서리를 두르고 있다.

파크원 설계를 맡았던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경은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철골조를 건물 외부에 드러나게 했는데, 여기에 빨간 색을 입혀 더욱 눈에 띄게 했다. 이 건물은 높이도 상당하다. 파크원의 마천루는 최고 318m, 69층 수준이다. 현재 국내에서 준공된 건물 중 롯데월드타워(555m) 부산 엘시티 더샵(441m) 다음으로 높다.

파크원이 수십 년 우여곡절 끝에 완공됐다는 점도 연일 화제였다. 파크원이 들어선 땅은 통일교가 소유했던 부지다. 과거 통일교 신자들의 모금으로 1980년대에 통일교 세계본부를 짓고자 구입한 땅이라는 것. 이 땅은 1990년대만하더라도 기업들이 많은 여의도에서 주차장으로만 이용돼 ‘통일주차장’으로 불렸다.

[땅집고] 1975년 '희망의 날 대향연' 자료집에 실렸던 여의도에 세워질 통일교회 세계본부 예상 모습. /현대종교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통일그룹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땅의 처지가 달라졌다. 그룹 계열사들의 근저당 대상이 된 것이다.

이후 2005년 서울시가 여의도를 국제금융지구로 지정했으며 사업자가 토지를 99년간 빌려 건물을 짓는 방식으로 2008년 말 파크원 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난관이 있었다. 2010년 시행사인 Y22와 땅 주인인 통일교재단이 법정 다툼을 벌이면서 공사가 중단됐던 것이다. 통일교재단은 2010년 10월 계약 무효를 주장하며 지상권 설정등기 말소 소송을 냈다.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Y22가 오피스 2개동을 선매각하려 하자 통일교재단은 ‘땅만 빌린 것이기 때문에 건물을 팔 권리는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 건은 대법원의 판단까지 받은 끝에 공사를 재개했다. 2014년 대법원은 통일교재단이 Y22를 상대로 한 지상권설정등기 말소등기 소송에서 통일교재단의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후 공사를 재개하면서 2021년 호텔과 백화점을 품은 파크원이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공사 시작 13년 만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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