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만 있는 CoWoS 첨단 공정 일본에 도입 타진”
“심의 초기 단계…투자 규모ㆍ일정 결정은 아직”
“AI 열풍 속 엔비디아 등 주문량 병목현상 해소 목적”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일본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공장 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SMC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더욱 중요성이 커진 첨단 패키지 공정을 일본에 구축하게 되면 반도체 산업을 부활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TSMC가 첨단 패키지 공정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기술을 일본에 도입하는 것을 타진하고 있다고 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단 아직 심의 초기 단계이며, 잠재적 투자 규모나 일정에 대한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CoWoS는 반도체를 겹쳐 쌓아 공간과 전력 소비를 줄이면서 처리능력을 높이는 고정밀 제조 기술로 AI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되고 있다.
AI 반도체 선두업체인 엔비디아 등이 TSMC에 생산을 위탁한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CoWoS 공정에서 병목현상이 심각하다는 전언이다. 이에 TSMC가 현재 대만에만 있는 CoWoS 공정을 일본에도 구축해 수요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앞서 1월 TSMC의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CoWoS 기술을 적용한 생산량을 2배로 늘리고, 내년에도 추가 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 지역은 TSMC의 현지 생산 거점인 규슈로 점쳐지고 있다. TSMC는 지난달 24일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제1공장 개소식을 열었고, 올해 말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장에선 12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반도체 등을 만든다. 제2공장은 6~7나노 제품을 생산하며 2027년 말 가동이 목표다. 제3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다.
TSMC는 2021년 도쿄 북동쪽 이바라키현에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일본은 선도적인 반도체 재료ㆍ장비 제조업체, 정부의 적극적인 보조금ㆍ투자 확대, 탄탄한 고객층 등으로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여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TSMC가 일본에 첨단 패키징 능력을 구축한다면 대규모는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렌드포스의 조앤 차오 애널리스트는 “일본 내에서 CoWoS 패키징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 아직 명확하지 않았으며 TSMC의 CoWoS 고객 대부분은 미국에 있다”면서 “TSMC가 구축하더라도 그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과 대만에 반도체 선두 입지를 빼앗긴 후 이를 다시 재기하기 위해 각국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 지급하며 생산 설비를 유치하고 있다. TSMC 외에도 삼성전자, 인텔 등이 일본에 반도체 패키징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인텔은 일본 현지 반도체 공급망 회사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일본에 첨단 패키징 연구 시설을 설립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정부 지원을 받아 도쿄 남서쪽 요코하마에 첨단 패키징 연구 시설을 설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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