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연속 오르며 주주 마음을 들뜨게 했던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15일에 3% 가까이 추락하며 한 주간 상승분을 고스란히 토해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함께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다가도 한 번씩 확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한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주가는 8%가량 뒷걸음질쳤다. 답답한 움직임에도 개미 순매수 종목 최상단에는 삼성전자가 올라있다.
◇ 올해 꾸준히 삼성전자 순매수하는 개미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고, 순매수 금액은 1조9950억원이다. 2위를 차지한 네이버(1조2470억원)를 한참 앞서는 규모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5840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은 3조7530억원 순매도했다.
월별로 끊어서 봐도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의 관심은 꾸준하다. 기관은 1~2월 삼성전자를 내다 팔다가 3월부터 사들이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기관과 반대로 1~2월 삼성전자 주식을 사모으다가 3월 들어 처분에 나섰다. 개인은 1월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서 삼성전자 ‘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개인의 월별 순매수 규모는 1월 1조1990억원, 2월 4440억원, 3월(15일 종가 기준) 3520억원이다.
◇ 상승분 반납하며 횡보하는 주가
문제는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의 뜨거운 사랑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추세적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2023년을 7만8500원에 마친 삼성전자는 올해 시작과 함께 8거래일 연속(1월 3~12일) 하락(1월 5일은 제자리걸음)했다. 1월 17일 7만1000원까지 떨어진 주가는 이후 다시 7만5200원(2월 2일 종가)을 회복하며 반등에 나서는 듯했으나, 지금까지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은 4거래일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오를 땐 찔끔 오르고 내려갈 땐 확 빠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일례로 이 회사 주가는 2월 27일부터 3월 4일까지 4거래일 동안 총 2100원 상승했는데, 이후 3거래일(3월 5~7일) 동안 2700원 추락했다. 또 3월 12~14일에는 총 1900원 올랐는데, 15일 하루 만에 2000원 하락하기도 했다.
작년 말과 비교해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7.9% 내려앉은 상태다. 이 기간에 ##SK하이닉스## 주가는 14만1500원(2023년 12월 28일)에서 16만1200원(2024년 3월 15일)으로 14% 올랐다. ##한미반도체##는 6만1700원에서 9만6200원으로 56% 급등했다. 삼성전자 소액 주주인 직장인 권재범(가명) 씨는 “명색이 우리나라 1등 기업인데 다른 반도체 종목 상승세와 너무 비교된다”고 푸념했다.
◇ HBM 경쟁서 밀리며 답답한 주가 흐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며 AI발(發) 훈풍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미국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엔비디아가 출시할 예정인 그래픽처리장치(GPU) B100에도 5세대 HBM인 ‘HBM3E’를 공급한다.
삼성전자의 HBM3 출하 시기는 올해 3분기로 예상된다. 김영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삼성전자 HBM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라며 “HBM3E의 경우에도 경쟁사보다 8단(24GB) 제품 샘플 공급이 1개 분기 정도 늦어 양산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CXL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주가 부양 측면에서 기대해볼 만한 이슈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 AI 가속기 등을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제2의 HBM’으로도 불린다. 작년 12월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레드햇의 최신 서버용 운영체제(OS)인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에 CXL 메모리를 최적화하고 동작 검증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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