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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이 가시화하며 삼성전자(005930)의 D램 생산량이 오는 2분기부터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감산 효과로 D램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충분히 오른 데 더해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적기 수요 대응에 나선 것이다. 오랜 적자 터널을 지나온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실적도 흑자 구간으로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웨이퍼 생산량은 157만 5000장으로 지난해(210만 장) 대비 25% 낮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2분기 178만 5000장까지 증가하며 전년과 비슷한 정도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는 하반기부터는 생산량이 전년 대비 증가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3분기 전망치는 전년 동기(17만 7000장) 대비 11% 많은 196만 5000장이다. 4분기에는 분기별 생산량이 200만 장을 넘기며 메모리 반도체 침체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삼성전자가 강도 높은 감산을 시행하던 지난해 4분기(142만 5000장)와 비교하면 41% 높은 수준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된 만큼 생산량 회복은 라인마다 선별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 중인 화성 13라인의 경우 4분기 생산량 전망치(9만 장)가 오히려 전년(12만 장) 대비 25% 줄어들었다. 15라인 역시 50만 장대 전후로 감산 시기와 비슷한 생산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모바일 D램을 생산하는 화성 15라인과 극자외선(EUV) 공정이 적용된 선단 제품을 양산하는 화성 17라인·평택은 빠른 생산량 증가가 점쳐진다. 특히 평택공장의 경우 2분기부터 지난해 생산량을 추월하고 4분기에는 생산량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여건도 좋아지고 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1분기 D램 판가 상승 추정치를 기존 15%에서 18%까지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반도체 재고자산(30조 9987억 원)도 2년 반 만에 감소세로 접어들며 재고 부담도 줄어든 상황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이엔드 스마트폰 회복 불확실성과 최선단 공정 파운드리 실적 개선 지연, HBM 주요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정책은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전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실적 눈높이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에서 6분기 만에 흑자전환하며 1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D램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조 원 늘어나며 손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D램 사업에선 웨이퍼 기준 최선단 공정 비중이 하반기 40%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여 향후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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