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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천문학적 보조금을 쏟으면서 주도권 잡기에 혈안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세금감면’ 수준에 그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유럽, 인도, 동남아 지역 등 국가들은 천문학적 보조금을 유인책으로 반도체 공장 유치와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대중 견제로 반도체 산업이 재편되는 가운데,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 기술·생산 경쟁력을 강화해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021년부터 ‘반도체·디지털 산업 전략’을 추진해온 일본 정부는 최대 4760억엔(4조 2000억)의 보조금을 마중물로 TSMC로부터 구마모토 1공장을 유치해 최근 준공을 마쳤다. 속도전을 벌여 5년 걸리는 공기를 20개월로 앞당긴 일본 정부는 TSMC와의 공고한 연합 속에 2공장을 2027년까지 가동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도 민관 합동으로 2030년까지 430억유로(약 62조 846억원)를 투자하는 등 유럽반도체법에 따라 공장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EU는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지만 반도체는 예외로 TSMC와 인텔이 독일에 공장 신설을 표명했다. 미국의 압박 속에 중국도 최근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약 36조원 규모로 반도체 ‘빅펀드(대기금)’를 조성한다. 앞선 1·2차 펀드 규모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전력투구에 나서는 각국 정부의 행보와 달리 한국 정부의 대책은 세액공제 연장을 검토하는 수준에 그치며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의 지위와 경쟁력이 약화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막대한 반도체 지원금은 반도체 생산 원가를 줄여주고 원가가 감소하는 만큼 투자금이 생기는 효과를 낸다”며 “미국의 막대한 보조금을 받는 미국, 대만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한국 기업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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