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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탄소중립 중간 평가 日에 크게 밀려…SK 계열사만 체면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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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서울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서울상공회의소 정기의원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연임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서울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서울상공회의소 정기의원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연임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탄소중립 이행 중간평가에서 일본 기업들이 약진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탄소중립을 기업의 핵심 과제로 꼽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끄는 SK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몇몇 기업만 그나마 좋은 성적을 냈다.

14일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을 주관하는 영국의 비영리단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따르면 ‘2023 CDP 기후변화리더십(climate change leadership)’ 평가에서 A 성적을 받은 한국 기업은 총 12곳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아모레퍼시픽 △현대건설 △현대·기아자동차 △카카오 △KT&G △LG이노텍 △신한금융지주 △SK가스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실트론 △SK텔레콤 등이 CDP로부터 기후변화 대응을 두고 최고 성적을 받았다.

기후변화리더십은 탄소저감·산림보호·수자원보호 등 기업이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매년 평가해서 점수를 매기는 행사다. 이행 강제성은 없지만, 산업계에선 기업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평가나 다름없다고 본다.

CDP는 지난해 전 세계 2만1000개의 기업을 평가해서 총 353개 기업에 A 등급을 줬다. 평가에서 가장 약진한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124개 기업이 A 등급을 받아 미국마저 제치고 세계 1위 RE100 이행 국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화낙, 캐논, 유니클로(패스트리테일링), 혼다, 도요타 계열사, 소니, YKK 등 A 등급을 받은 기업들 면면도 화려하다. 제조·화학·바이오·금융·유통·공기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골고루 성과를 냈다. 한국 기업 가운데 KT&G와 SK하이닉스가 탄소저감 대신 수자원보호로 높은 평가를 받은 점까지 고려하면 탄소저감 이행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 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한국이 RE100 가입 이후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SK계열사의 성과에 힘입어 아시아 상위권 성적표를 받아 든 점은 다행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20년 SK그룹 8개 사를 한국 최초로 RE100에 가입시키며 탄소중립에 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5월 대한상의가 개최한 ‘탄소중립·에너지정책 국제세미나’에서 “탄소중립은 우리 모두 함께 가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탄소중립으로 인한 편익이 비용보다 커지는 골드크로스 시점을 2060년에서 2040년으로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에는 SK하이닉스의 공장이 지어지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방문해 “앞으로 그린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 제품(반도체)을 못팔게 될 수도 있다”며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일본에 비해 탄소중립 이행 속도가 더딘 이유로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녹색채권 등을 구하기 어렵고 일본에 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것을 꼽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화석에너지에서 청정(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탈탄소 성장형 경제구조 이행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전체 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2030년까지 36~38%로 상향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1%(대기업 기준)에 불과하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세액공제를 30% 이상으로 확대한 것과 비교하면 관련 지원이 턱 없이 부족하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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