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결국 전기차 플랫폼 ‘E-GMP’의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결함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다. 리콜 규모가 17만대에 달하지만, 관련 문제가 심각했던 기아 전기차 ‘EV9’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했다고 설명하지만, 관련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16만9932대가 ICCU 소프트웨어 오류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리콜은 전기차 리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전해졌다.
리콜 대상 차량으로는 △현대차 아이오닉5 6만6322대(2020년 9월 10일 ~ 2024년 2월 29일 제작) △현대차 아이오닉6 2만85대(2022년 1월 28일 ~ 2024년 3월 4일 제작) △제네시스 GV60 1만86대(2021년 3월 5일 ~ 2024년 3월 5일 제작)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V70 5164대(2022년 2월 11일 ~ 2024년 3월 4일 제작) △제네시스 일렉트리파이드 G80 5101대(2021년 6월 8일 ~ 2024년 2월 29일 제작) △기아 EV6 5만3810대(2021년 7월 6일 ~ 2024년 3월 4일 제작) 등이다.
ICCU는 현대차그룹이 E-GMP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충전 장치의 여러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장치다. 고전압배터리와 보조배커리를 모두 충전이 가능해진 시스템으로, 전기차 전력을 외부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한 V2L(Vehicle-to-Load)용 저전압 직류 변환장치(LDC·Low voltage DC-DC Converter), 12볼트(V) 배터리 충전에 필요한 고전압 배터리 충전(OBC·On Board Chager)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ICCU결함은 2021년 아이오닉5, EV6 직후부터 지적됐다. 완속 충전 중 오류가 발생하거나, 주행 중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아이오닉6 출시 이후엔 개선품이 장착됐다고 했지만,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시동과 전장시스템에 사용되는 12V 배터리를 충전하는 OBC 결함까지 발생, 시동이 켜지지 않는 문제까지 더해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2021년 9월부터 총 9차례에 걸쳐 무상수리를 진행했다.
ICCU 결함 문제는 지난해 기아 EV9이 출시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주행 중 전력이 끊기면서 동력을 상실하는 문제가 수십여건이 발생했다. ICCU 소프트웨어 이상으로 배터리 전력과 동력을 차단한 것으로 추정됐다. 기아 측은 ICCU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무상수리를 단행했고, 문제를 해결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비슷한 문제는 지금까지 지속되는 중이다.
소비자들은 국토부와 현대차그룹의 이번 조치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ICCU 개선품이 아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또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 니로 EV 등 동일한 ICCU를 사용하는 다른 전기차들도 이번 리콜 대상에서 빠진 것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리콜이 해외에서도 실시될 경우 대상이 약 100만대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리콜에 대해 국토부는 “ICCU 소프트웨어 오류로 저전압 배터리 충전이 불가하고 이에 따라 주행 중 차량이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국토부 리콜은 ICCU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조치를 실시하게 되며 특정한 고장코드가 발생한 경우에는 ICCU 제품 교체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3pro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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