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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전략 재편] 불안한 中반도체 상황에…SK하이닉스, 韓·美로 거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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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미국과 중국간 반도체 패권 전쟁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미국이 사실상 중국의 반도체산업 봉쇄에 나선 상황, 3년전 인텔로부터 사들인 중국 다롄의 낸드플래시 공장을 비롯해 우시와 충칭에 있는 반도체 공장까지 현지 설비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통한 생산거점 확장과 안정화, 미국 내 첨단 반도체 패키징 팹 또는 R&D 센터 신설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속도가 붙지 않는 국내 사정과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180도 변할 수 있는 정책 불확실성이 과감한 드라이브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중국 중심의 생산 체제에서 벗어나 한국 거점을 강화하는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국회·정부·지자체와 머리를 맞대야 하고, 미국의 지정학 리스크에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경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3일 금융감독원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10조1101억원으로 전체 매출(32조7657억원)의 30.1%를 차지한다. 메모리 업황의 악화로 중국 매출도 전년 보다 23.5% 감소했지만, 지속적으로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에 있어 중국은 미국에 이은 2대 매출처다. 중국 최대 생산 거점은 우시 공장으로, D램과 시스템반도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패키징을 담당하고 있는 충칭 공장과 2021년 인수한 낸드플래시 생산시설 다롄 공장이 있다.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롄 공장에서는 낸드플래시 전체 생산량의 20~30%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인텔의 다롄 공장을 샀다. 대금은 두차례로 나눠서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1차는 2021년 말 약 8조원을, 2025년 3월까지 나머지 약 2조3000억원을 낸다. 양사는 SK하이닉스의 해외 자외사 솔리다임이 인텔의 SSD, 낸드플래시 자산을 인수하되 공장 운영은 인텔 자회사가 오는 2025년까지 맡기로 했다, 인텔의 무형자산(IP)과 연구개발 인력도 오는 2025년 SK하이닉스로 완전히 이전된다.

SK하이닉스가 1차 인수 대금을 지불한 지 1년 만인 2022년 10월부터 미국 주도의 중국 반도체 제재 강화가 시작됐다. 당시 바이든 정부는 18나노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로직 반도체 등에 대해 기술은 물론 인력·장비의 수출까지 금지하는 제재를 내놨다.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반도체 공급망이 연결된 모든 국가가 이 제재에 참여하도록 했다. 다만 이 조치는 한국 정부 등의 노력으로 적용 유예 중이다.

공정 수준이 높은 D램을 생산하려면 극자외선 노광장비(EUV)가 필수적인데, 미국이 강력히 장비 수출 통제에 나서고 있다. 메모리업계는 10나노미터(nm) 4세대 D램부터 EUV 도입을 본격화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최선단 D램은 5세대다. 우시 역시 이천보다 1~2세대 느리게 진행되는 만큼 3세대(1z)에서 4세대(1a)로 전환이 이뤄져야 할 시기다.

또하나 리스크는 중국 정부의 액션이다. SK하이닉스가 다롄 공장을 인수 할 당시 중국 정부와 향후 5년간 중국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유지하고 생산량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여기에 중국 낸드플래시 시장에 제3의 경쟁사가 진입하는 것을 지원해 줄 의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건들도 지켜주기로 했다. 수행이 어렵다면 막무가내 중국 정부가 어떤 액션을 취할 지 리스크 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다롄 공장 보완 투자를 마무리할 때까지, 미국 투자 시기를 조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불과 9개월 남은 미국 대선은 큰 변수다. 도널드 트럼트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중국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현재 중국 중심의 생산 거점에서 벗어나 한국 거점을 강화하고, 미국에 분산하는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는 “중국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D램의 생산량을 결국 한국에서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면 안전해질 것”이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통해 한국에서 생산 규모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미국에 반도체 패키징 혹은 연구소 설립을 짓는 방향이 있다”며 “HBM은 패키징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후속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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