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6개월만에 기사 수입 1.6배로↑·사고↓…서비스도 향상
성공모델 인식되며 안산내 2번째 조합 출범…벤치마킹 줄이어
(안산=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택시업계가 경영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경기 안산시에서 지난해 출범한 택시협동조합이 성공 가도를 달리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14일 안산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택시 승객이 감소하면서 택시업계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사납금만 내고 나머지 수익은 기사가 챙기던 ‘사납금제’에서 2020년 1월 기사의 모든 수익을 회사에 납부하고 매월 고정급을 받는 ‘전액관리제’가 시행되면서 기사들의 수입도 줄었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안산지역 5개 법인택시 중 최대 규모인 상록운수 종사자들이 지난해 6월 28일 ‘안산희망 택시협동조합’을 설립하고 9월 1일부터 운행에 들어갔다.
택시협동조합은 택시의 운영관리는 조합이 맡고 조합원들은 회비를 조합에 낸 뒤 나머지 수익은 본인이 가져가기 때문에 일한 만큼 벌 수 있어 기사들에게 일하는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안산희망 택시협동조합은 조합원 100명과 택시 104대로 운행에 들어갔다.
상록운수 소속 운수종사자 80명과 다른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10명이 조합에 1인당 출자금 5천500만원씩 내고 조합원이 됐다.
이들은 한 달에 80만원을 조합에 납입하고 스스로 근무 시간과 근무 일수를 정해 일하면서 번 돈을 전부 자신이 가져갔다.
조합택시가 법인택시보다 낫다는 인식이 조금씩 퍼지면서 출범 4개월 만에 조합원수는 156명, 택시는 147대로 증가했다.
상록운수의 협동조합택시로 전환은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우선 기사 수입이 법인시절 월평균 250만원에서 1.6배인 400만원으로 증가했다.
수입 보장 소문이 나면서 안산희망택시조합에 들어오려는 대기자만 40명이 넘는다.
원하는 시간에 근무하면서 기사들의 근무 여건과 삶의 질이 향상됐고, 조합원 전원이 출자한 데다가 수입까지 늘면서 은행 대출 없이도 택시조합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게 됐다.
매월 경영 실적을 공개하고 외부 공인 회계 감사를 실시하면서 투명한 경영체계를 만들자 조합원들도 조합 운영자들을 믿고 성실하게 일하는 토대가 마련됐다.
택시조합으로 전환되면서 기사들이 운전하는 택시도 쏘나타급에서 전기차와 그랜저급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택시 이용자들의 만족도 역시 올라갔다.
여기에 수입이 안정되자 사납금을 메우려고 동분서주하면서 급하게 몰던 택시 기사들의 운전 태도가 느긋하고 안전하게 바뀌면서 사고로 인한 보험료율이 법인 택시 때 평균 100%에서 60%로 대폭 감소했다.
홍석표 안산희망택시 조합장은 “법인택시에서 일하던 때보다 수입이 증가해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까 승객과의 요금 시비나 마찰이 줄어들었다”면서 “불우이웃돕기나 성금 기탁 등 사회 봉사활동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안산희망택시조합의 성과가 알려지면서 경기도 다른 지역의 법인택시 10여곳이 성공비결을 알려고 벤치마킹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31일에는 안산지역 4번째 규모의 법인택시업체인 협진교통도 안산시민택시협동조합으로 전환해 운행을 시작했다.
안산시민택시협동조합은 조합원 47명과 택시 45대를 운영 중이다.
나머지 안산지역 법인택시업체 3곳 가운데 2곳도 협동조합 택시로의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제도적인 테두리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택시업체의 불황에 택시운수 종사자가 자발적으로 방안을 찾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면서 “협동조합택시가 안산시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운영될 수 있도록 행정적,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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