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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전 불거진 ‘이종섭 도피’ 의혹, 국내외 논란 확산에 정권심판론 불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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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해병대 순직 수사 외압’ 의혹에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다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일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장관이 석연치 않은 과정으로 출국금지 조치를 풀고 호주로 ‘도피성 출국’을 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총공세에 나섰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이를 ‘선거용’이라 반박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3월13일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또 다시 윤석열 정부의 ‘불공정’과 ‘인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권심판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3일 선대위 회의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호주 출국에 관해 “피의자 신분인데 호주로 출국한 것은 사실상 도피”라며 “채상병 사건 수사도 잘못하더니 도피나 마찬가지인 행위를 백주 대낮에 벌이는 정권을 심판 못한다면 죄를 짓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지난 12일 ‘이종섭 특별검사(특검)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고 호주대사 임명철회를 촉구하는 등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종섭 특검법안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출국 과정에서의 불법행위 △출국과정 불법행위와 관련된 대통령실, 외교부, 법무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 은폐’무마’회유 등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장관은 지난 4일 호주대사에 지명된 뒤 9일 호주로 출국했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에 임명되기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야권은 출국을 막아놓은 피의자를 대사로 임명한 대통령실의 인사부터 이해할 수 없다며 ‘도피 출국’으로 규정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관련 상임위를 열고 국기문란 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특검법은 물론이고 법무부’외교부 장관을 포함한 (출국) 관련자 전원을 고발 조치하고 장관에 대한 탄핵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라 반박할 뿐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공수처와 민주당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다 황급히 철회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에 관한 질문에 “호주는 국방 관련 외교 현안이 많다”며 “그런 점을 고려해 인사했을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부터 공수처의 약식조사, 출국금지 해제, 전격 출국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이 수사의 외압과 관련한 의혹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당시 해병대 수사단이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부당한 외압을 행사하고 경찰에 이첩된 수사 기록을 회수하게 한 혐의 등으로 고발됐다.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가 3월11일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서 캔버라로 환승하던 중 동행 취재에 나선 MBC 취재진과 단독으로 만나 대화하고 있다. < MBC뉴스데스크 갈무리 >

특히 호주 공영언론인 ABC까지 이 전 장관과 관련된 논란을 비판적으로 다루면서 정부여당이 이 전 장관 사태를 설명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ABC는 현지시각 12일 ‘자국서 한 병사의 사망과 관련한 형사 범죄 수사에 연루된 전임 국방장관이 대사직 수행을 위해 호주에 도착했다’는 기사에서 “호주대사로 부임하는 이 전 장관이 부패(corruption) 의혹 수사에 연루된 사정들은 양국 외교관계에 어려움을 초래할 잠재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정권견제론’이 ‘정권지원론’보다 대체로 높은 상황에서 이 전 장관 논란이 여당의 총선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론조사꽃이 6일부터 9일까지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정권심판론’은 54.4%로 정권안정론(37.9%)을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으로 앞섰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11일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선거에 영향을 끼칠 만한 뭔가가 밝혀지면 안 되니까 핵심관계자(이 전 장관)를 도피시켰다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채상병 사건과 관련된 이 전 장관의 출국을 보면서 유권자들은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공정이라는 건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물을 것”이라며 “이 상황을 불식시키지 못하면 국민의힘이 검찰독재 프레임에 말려들어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이 전 장관이 연루된 ‘해병대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은 군에 복무하던 병사의 사망 진상을 축소하려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군대와 관련성이 깊은 20대는 물론 자녀를 군대에 보내는 40대와 50대의 여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향신문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9일과 30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해병대 채상병 수사 외합 의혹에 ‘특검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20대 비율이 78%에 달했다.

배종찬 인사이트 K 소장은 11일 YTN 더뉴스에서 출연해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심판 성격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전 장관 출국과 해병대 채상병 사건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면 중도층이나 수도권이나 MZ세대는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되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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