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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급등이 오히려 빚 부담으로… 고팍스, 경영난에 문 닫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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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가 코인 가격 급등에 따른 부채 증가로 존폐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고팍스의 대주주가 됐던 바이낸스도 1년째 금융 당국으로부터 사업자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하자, 지분을 다시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래픽=김윤
국내 5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가 코인 가격 급등에 따른 부채 증가로 존폐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고팍스의 대주주가 됐던 바이낸스도 1년째 금융 당국으로부터 사업자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하자, 지분을 다시 매각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래픽=김윤

국내 5위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경영난이 최근 가중되고 있다. 고팍스는 과거 투자자들이 예치했던 코인이 빚으로 남아 있는데,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올라 오히려 채무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13일 가상자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고팍스에 고객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전북은행은 최근 재무 건전성 개선 계획을 이달 말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고팍스의 부채 규모가 급증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워지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반드시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아야 한다. 전북은행이 제시한 시한까지 남은 3주간 재무 건전성 개선 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 고팍스는 영업을 중단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고팍스는 마치 은행의 예·적금처럼 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을 예치 받아 운용한 후 약속한 수익을 돌려주는 ‘고파이’란 상품을 운용한 적이 있다. 고파이는 지난 2022년 11월 당시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의 파산으로 미국 내 운용사였던 제네시스 캐피탈이 문을 닫으면서, 출금을 중단했다. 투자자들이 맡겼던 가상자산은 고스란히 고팍스의 부채로 남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말 기준 고파이로 인한 고팍스의 부채 규모는 566억원이었다. 고파이 계좌에는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 솔라나, 폴리곤 등 여러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이 예치돼 있었다. 공시에 명시된 부채 규모는 당시 가상자산의 가격을 반영해 산정됐다.

문제는 올해 들어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팍스가 짊어진 채무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2022년 말 2000만원이었지만, 12일 기준 가격은 5배 수준인 1억100만원으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도 152만원에서 567만원으로 273% 뛰었다. 1만2000원이었던 솔라나는 현재 1700% 급등한 2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북은행에 재무 구조 개선안을 제출해야 할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고팍스는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팍스는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고파이 채권단에게 부채로 잡힌 원리금을 주식으로 출자 전환하는데 동의해 달라고 지난달 요청했지만, 지금껏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고팍스는 채권 평가 기준 시점을 지난해 말로 제시했는데,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해 투자자들이 제안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돌파하며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오고 있다. /뉴스1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돌파하며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오고 있다. /뉴스1

고팍스의 대주주인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마저 1년이 지난 지금껏 금융 당국으로부터 사업자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초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고팍스 지분 72.3%를 매입하면서, 고파이 채무까지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바이낸스는 두 차례에 걸쳐 고팍스가 가진 채무의 일부를 대신 갚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지금껏 바이낸스에 사업자 인가(VASP)를 내주지 않으면서, 추가 투자는 멈췄다.

금융위원회 가상자산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주현철 법무법인 이제 미국변호사는 “바이낸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자금세탁 방지 의무 위반 등의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았다”면서 “금융 당국은 지금도 해외 가상자산 사업자의 국내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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