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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용 리튬·흑연서 희토류까지…핵심광물 ‘탈중국’ 시동

연합뉴스 조회수  

‘배터리 핵심’ 수산화리튬·’전기차 심장’ 영구자석 등 中의존 낮아져

수입 다변화·국내시설 가동으로 다변화 가속…포스코 ‘리튬 독립’ 행보

배터리 핵심 광물 (PG)
배터리 핵심 광물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정부가 리튬, 흑연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33종의 핵심광물의 대중국 의존도를 2030년까지 50%로 낮추는 ‘핵심광물 확보 전략’을 제시한 가운데 작년 일부 주요 품목의 중국 의존도가 내려가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이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해 핵심광물 수입선을 능동적으로 다변화하고, 생산 설비를 적극 구축 중이어서 올해부터 ‘공급망 탈중국화’가 더욱 뚜렷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1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수산화리튬 수입액은 61억9천만달러로 전년보다 69% 증가했다.

특히 작년 수입 수산화리튬 중 중국산 비중은 79.6%로, 2022년의 87.9%보다 8.3%포인트 낮아졌다. 대신 수산화리튬 도입 2위 국가인 칠레 비중은 10.7%에서 17.5%로 높아졌다.

수산화리튬 중국 수입 의존도는 국내 배터리 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2019년 74.1%에서 2022년 87.9%까지 줄곧 높아졌다가 2023년 처음으로 내려갔다.

가루 형태의 수산화리튬은 이차전지 양극재 핵심 원료다. LG화학 등 국내 소재사들은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섞은 전구체에 수산화리튬 형태의 리튬을 주입해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를 만든다.

리튬은 양극재값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 가격 결정에 영향력이 큰 핵심광물이다.

전기차의 심장인 모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중국 수입 비중도 2023년 84.7%로, 전년의 87.5%보다 소폭 내려갔다.

전기차 구동모터 공급망
전기차 구동모터 공급망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신 필리핀에서 수입된 네오디뮴 영구자석 비중은 같은 기간 11%에서 작년 14.3%로 올랐다.

희토류인 네오디뮴은 강력한 자력을 지녀 모터 제품의 소형화, 고효율화를 구현하는 데 필수 소재다. 전기차의 80% 이상이 모터에 네오디뮴을 주축으로 한 희토류 영구자석을 쓴다. 보통 전기차 1대의 구동모터에 약 1.6㎏이 들어간다.

일부 품목이지만 리튬과 영구자석 등 중요 핵심 광물의 대중 의존도가 감소한 것은 정부의 공급망 다변화 지원 정책 속에서 각 기업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해 강도 높은 ‘탈중국’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작년까지 이뤄진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올해부터 구체적 성과로 이어져 올해 일부 품목의 대중 의존도 감소 흐름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리튬 공급망 다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포스코그룹이다.

포스코그룹은 작년 11월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연산 2만1천500t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을 준공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수산화리튬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원료 리튬은 정련된 광석 형태로 호주에서 들어와 미국 IRA 적격 요건을 갖췄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수산화리튬 공장 준공식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수산화리튬 공장 준공식

[포스코홀딩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포스코그룹은 또 아르헨티나 소금호수에서 올해 1단계 리튬 공장을 준공하고 현지 생산 수산화리튬을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어서 중국산 수산화리튬 수입 비중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배터리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권역인 호주에서 리튬 조달을 강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호주 리튬 업체인 웨스CEF로부터 올해 리튬 정광 8만5천t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수산화리튬 1만1천t, 한 번 충전에 500㎞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약 27만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와 별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웨스CEF가 2025년부터 마운트홀랜드 광산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t을 5년 동안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차전지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작년까지 여전히 약 90%에 달했지만, 중국의 수출 통제 강화에 따른 기업들의 탈중국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아프리카 모잠비크산 천연흑연을 최대 연간 6만t까지 수입할 수 있는 계약을 호주 광산 업체인 시라와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그간 음극재 제조에 쓰이는 천연흑연 원료를 전량 중국에서 들여왔는데, 이번 계약을 통해 앞으로는 현 생산량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을 아프리카산 흑연으로 대체할 수 있다.

중국이 미국의 대중 견제에 반발해 수출 통제 강화로 흑연 등 핵심광물 자원을 무기화하는 추세 속에서 흑연은 특히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품목으로 부상한 상태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은 지난달 22일 광양 양극재 공장 착공식에서 “중국이 아닌 아프리카에서 천연흑연을 가져와 가공하고 세종 공장에서 만들면 IRA의 적격품이 된다”며 “그 투자를 검토하고 있고, 조만간 가시적인 방향을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 최근 2년 수산화리튬과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중국 수입 비중

(단위 : %)

연도 수산화리튬 네오디뮴 영구자석
2022 87.9 87.5
2023 79.6 84.7

※ 자료 : 한국무역협회

cha@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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