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탄소 최대 35% 감축 ‘H-ment’ 상용화
삼성물산, 업계 첫 상의 ‘탄소감축인증센터’ 인증
폐플라스틱 벤치 제작·근무복 착용 등 노력도
건설업계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콘크리트와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폐기물로 버려지는 유리병, 플라스틱 되살리기에도 적극적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겨울철 급열 에너지와 양생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탄소발생량을 절반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콘크리트 조강 발현 기술을 만들어 대곡-소사 복선전철 공사와 힐스테이트 인덕원 베르텍스 등의 현장에 적용했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최대 70%까지 저감시킨 초저탄소 콘크리트도 개발했다.
시멘트 사용량 축소로 탄소 배출을 최대 35% 낮출 수 있는 ‘H-ment’ 상용화도 성공해 힐스테이트 현장에 적용 중이다. H-ment는 현대제철에서 용광로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슬래그를 분말로 만들어 시멘트 대신 콘크리트에 사용된다.
시멘트는 생산·사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아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시멘트는 연간 5000만 톤 정도고 이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4000만 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대건설은 슬래그 미분말로 시멘트를 대체한 ‘초고강도 그린 PHC’ 파일도 개발했다. 기존 파일보다 강도는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6% 적다. 이 파일은 국토교통부로부터 녹색기술로 인정받았다.
또 세계적인 친환경 건설자재 전문기업인 홀심과 유럽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성점토를 이용한 친환경 콘크리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현장 적용을 목표로 세웠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10년부터 업계 최초로 온실가스 인벤토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술연구원에서 신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건설재료·기술 개발을 통해 탄소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이런 결과물을 토대로 ‘넷제로’를 넘어 ‘탄소네거티브’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탄소 저감 콘크리트 방법론을 개발해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 국내 건설업계 최초 인증이다.
탄소 저감 콘크리트 방법론은 콘크리트 제조과정에서 탄소를 줄일 수 있는 원리를 비롯해 감축량을 산정하는 방식, 현장 적용 시 모니터링 절차 등 탄소 감축과 관련된 일련의 검증 절차를 규정한 것이다.
삼성물산은 일반 콘크리트보다 탄소배출량을 38% 낮춘 저탄소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를 개발해 반포주공 1단지 3주구에 도입했고 시멘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일반 콘크리트 보도블록보다 탄소배출을 69% 줄일 수 있는 ‘무시멘트 콘크리트 블록’도 개발했다.
아울러 롯데건설은 지난해 초 탄소 배출을 최대 90%까지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에 성공했고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2022년 저탄소 친환경 콘크리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DL이앤씨는 공동주택 내구성 향상 페인트를 개발해 한국콘크리트학회의 기술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이 페인트는 누수를 막고 건축물의 수명을 늘려 건설 폐기물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폐기물을 재활용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한화 건설부문은 건설현장에서 나온 플라스틱 안전망을 콘크리트 보강재로 사용하고 있고 전 현장에 폐플라스틱으로 제작한 근무복을 도입했다. 지난해 말에는 자원순환형 가구를 제작·설치하는 캠페인도 벌였다.
한화 건설부문 임직원들은 자율 플로깅 등으로 120kg의 플라스틱 모았고 이를 3D 프린팅을 통해 테이블과 의자로 만들었다. 제작된 가구는 서울역민자역사와 포레나 도서관에 설치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페트병, 폐어망 등에서 뽑아낸 원사로 가방, 의류를 만드는 플리츠마마와 더샵 고유의 친환경 패브릭을 개발하고 있다. 친환경 패브릭은 더샵 아파트 커뮤니티시설 내 키즈 라이브러리와 가구 내 드레스룸 옵션 상품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 연구개발 과정에서 나온 플라스틱, 페트병 등을 재활용한 벤치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공병을 재료로 쓴 테라조 타일을 힐스테이트에 적용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탄소 중립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는 ESG 강화 경향에 따라가기 위해 친환경 자재·기술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자재·기술 개발뿐 아니라 모든 활동이 친환경 중심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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