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3일 발표되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북 4개 선거구에 대한 경선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과 직결되는 지역 특성상 누구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경선이 본선보다 치열한 데다, 유력 후보가 얽히고설킨 관계까지 맞물리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민주당의 전북 경선에서 최고의 관심지역은 단연코 전주병이다.
현역 의원이자 3선 도전에 나선 김성주 예비후보와 이 지역에서만 4번이나 금배지를 단 정동영 예비후보 간의 건곤일척 승부가 펼쳐지고 있어서다.
두 예비후보는 고등학교(전주고), 대학교(서울대 사학과) 선·후배 사이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정동영 예비후보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김성주 예비후보가 승리를 했는데 이번에는 같은 당 소속으로 경선에서 맞붙게 됐다.
김 예비후보는 전주·완주 통합, 새만금 특별행정구역 추진, 광역교통망 구축 등을 내걸고 있고, 정 예비후보는 전주 북부권 교통난 해소, 전주형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전북혁신도시 공기업 추가 이전 등을 약속하고 있다.
앞선 두 번의 선거에서 상대방의 약점을 부각시키며 한 번씩 승리한 두 예비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정 예비후보가 “전북 의석 10석 유지를 판가름 짓는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반대하거나 기권한 전북 의원이 있다”며 김성주 예비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김 예비후보는 경선을 앞두고 정 예비후보의 ‘여론조사가 오면 20대로 해달라’는 발언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다만 정 예비후보는 고령에다 유권자들 사이에 녹아흐르고 있는 피로감, 김 예비후보는 두 번의 임기 동안 해놓은 것이 없다는 비판을 어떻게 넘느냐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정읍·고창에서 맞붙는 유성엽 예비후보와 윤준병 예비후보는 동갑인 데다, 고등학교(전주고)와 대학교(서울대) 동기다.
유 예비후보가 행정고시 합격 이후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잔뼈가 굵었다면, 윤 예비후보는 행정고시 합격 후 서울시에서 주로 활동했다.
이 지역에서 3번의 당선 경력이 있는 유 예비후보에게 윤 예비후보가 4년 전 도전해 승리를 거뒀다.
유 예비후보는 서남해안 L자형 고속철도 건설, 지역화폐 확대, 저출산·고령화·지방소멸에 대한 국가책임제 도입 등을, 윤 예비후보는 동진강 회복 프로젝트, 고창 서해안 철도 건설, 농어촌 재구조화 프로젝트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두 예비후보의 경쟁은 ‘더 이상 내일은 없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치열하다.
두 예비후보는 후보 등록 초기에는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한 고소·고발에 이어, 이달 초 들어서는 예산확보 성과 결과와 토론회 불참을 두고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유 예비후보는 잦은 탈당과 3선의 경력으로도 유권자의 기대에 못 미치는 정치력이, 윤 예비후보는 더딘 지역발전과 유권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논란 등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가 관심사다.
지난 제20대와 제21대 총선에서 장수군과 한 선거구였던 완주·진안·무주 선거구는 장수군의 이탈이 누구에게 이득을 가져다줄 것인지가 관건 중의 하나다.
일단 장수군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안호영 예비후보가 아쉽기는 하겠지만, 8년 동안 완주·진안·무주 국회의원을 지낸 경륜과 굳건한 표밭이 있어 그리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친동생인 정희균 예비후보와 유일하게 완주 출신인 김정호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지역에서는 안 예비후보와 정 예비후보의 2파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교롭게도 안 예비후보와 정 예비후보는 동향(진안군 동향면)이다. 여기에 안 예비후보와 김 예비후보는 고등학교(전라고) 선·후배 사이로, 세 예비후보가 학연·지연으로 연결돼 있다.
세 예비후보간 공방의 포문은 정 예비후보가 열었다.
정 예비후보가 민주당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사실여부, 지난 2016년 발생한 후보매수 사건 등에 대해 공개질의를 했고, 이에 맞서 안 예비후보는 허위사실 유포로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정 예비후보를 고발했다. 이에 민주당은 두 예비후보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여기에 정 예비후보와 김 예비후보 간에는 후보 단일화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완주·진안·무주 경선에서 김 예비후보는 가장 인구수가 많은 유일한 완주 출신임에도 흡인력이 떨어진다는 점, 안 예비후보는 중앙 정치권에서 재선으로서의 영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 정 예비후보는 전과가 3개 있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박희승 예비후보, 성준후 예비후보, 이환주 예비후보가 맞붙는 남원·장수·임실·순창 선거구는 새롭게 묶여진 장수군의 표심이 누구에게 갈지가 최대 승부처다.
3명의 예비후보 모두 그동안 남원·임실·순창에서 오랫동안 표밭을 일구며 나름대로의 지지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임실 출신인 성 예비후보에 비해 남원이 고향인 박 예비후보와 이 예비후보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박 예비후보와 이 예비후보는 그동안 총선과 지선에서 손발을 맞춰왔다. 박 예비후보는 지역위원장, 이 예비후보는 남원시장을 역임했다.
게다가 제20~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이 아닌 후보에게 당선의 기쁨을 내준 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 승리의 선봉장은 자신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역시 이 곳도 두 유력 예비후보간 대결이 치열하다.
박 예비후보의 ‘갑질 논란’이 시의원의 기자회견을 통해 불거졌고, 이에 이 예비후보가 비난을 퍼붇었다. 이에 박 예비후보가 저질 정치공세로 맞받아치는 등 후보자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성 예비후보는 두 예비후보가 경선을 과열·혼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선명성을 앞세우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지역위원장 등 다년간의 지역활동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정치력, 이 예비후보는 3선의 시장 재직시절의 공과, 성 예비후보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인지도와 임실 출신이라는 단점 등을 이겨내야 경선 승리란 결과물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장수군의 표심 향방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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