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에코프로 그룹주 수집에 다시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 주가가 어느 정도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이 코스피 이전상장 계획까지 밝히자 그룹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다만 개미의 순매수에도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머티 등의 주가는 연초 대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이차전지 투자 열풍을 주도한 뒤 고꾸라진 에코프로 형제들 주가가 다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수 있을지 시장 관심이 쏠린다.
◇ 3월 들어 에코프로 삼형제 집중 매수하는 개미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들어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는 ##에코프로비엠##을 1470억원(3월 11일 기준)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코스닥 순매수 종목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630억원으로 2위에 오른 ##JYP Ent.##를 2배 이상 웃돈다. 코스피 종목까지 다 합쳐도 에코프로비엠은 ##삼성전자##와 ##NAVER##에 이어 개인 순매수 3위에 해당한다.
개미들이 에코프로비엠만 산 건 아니다. 이달 들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머티##는 개인 순매수 상위 8위와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거래 규모는 각각 471억원, 353억원이다. 2월까지만 해도 개미들은 에코프로 그룹주를 팔기 바빴다. 지난달 개인의 에코프로 삼형제 순매도 규모는 4310억원이었다. 1월에도 326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그러나 3월부터는 삼형제 모두 개인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개미 수급 방향이 ‘팔자’에서 ‘사자’로 바뀐 건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해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코스피 이전상장 시 코스피200 편입 등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을 노릴 수 있고, 이는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에코프로 그룹주 주가가 작년 고점 대비 뚝 떨어진 상태라는 점도 저가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는 작년 7월 26일 153만9000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60만원 수준으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58만4000원에서 25만원대로 반 토막 넘게 무너졌다. 에코프로머티도 올해 초 24만원을 웃돌았으나 현재는 15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 주가 회복은 아직… “역성장 기로의 해”
다만 최근 개인의 적극적인 순매수가 에코프로 그룹주 주가의 꾸준한 회복세로 이어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하루 오르면 다음날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된다. 주가 향방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뒷받침되지 않아서다. 이달 들어 기관은 에코프로 삼형제를 1260억원어치 내다 팔았다. 외국인은 에코프로머티를 100억원 순매수했으나 에코프로는 390억원, 에코프로비엠은 710억원 처분했다.
전문가들은 전방 산업에 속한 전기차 업체들의 보수적인 판매 전략을 고려할 때 에코프로와 같은 이차전지 기업 주가가 단기 반등하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회복이 더디고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의미 있는 주가 반등세를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유럽·미국 전기차 판매량 추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2024년을 ‘역성장 기로에 선 해’로 표현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리튬 가격 반등 여부에 대한 변수가 많아 연간 하락 폭 시나리오는 다양하겠지만, 판가 낙폭을 15%로 가정할 경우 올해 매출 성장은 어려워진다”며 “매출 성장세가 멈춘다면 2019년 에코프로로부터 분할 상장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