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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빅매치] 인천 계양을 이재명 원희룡 ‘미니대선’, 정치 셈법은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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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22대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미니 대선’급 대진표로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

계양을 선거 과정에서 나타날 두 거물급 인사의 행보는 여야의 총선 전체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의 정치적 셈법은 각기 다를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10일 인천 계양구 계산동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이 대표는 여권 거물급 인사를 상대하느라 지역구에 발이 묶이게 될 상황에 놓인 반면 원 장관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각오로 선거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현역 의원인 인천 계양을에 맞상대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배치한 것은 22대 총선 수도권 탈환 전략에서 매우 큰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수도권에서 민주당에 참패했다. 올해 총선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이 대표 선거구에 여당 내 차기 대선주자급인 원 전 장관을 배치하고 이를 전국적 바람몰이로 이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올해 1월 원 전 장관과 인천에서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하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고 한 석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을은 2004년 17대 총선 때 계양구가 갑’을로 분리된 뒤 2010년 재보선을 제외하면 민주당이 단 한 번도 승리를 놓치지 않은 지역구다.

송영길 전 대표가 2000년 16대 총선 때 계양구 단일 선거구에서 승리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계양을에서만 5선을 달성했다. 송 전 대표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하며 이 대표가 계양을에 자리를 잡게 됐다.

원 전 장관이 국민의힘 관점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계양을에 출마를 결심한데는 설사 낙선해도 정치적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원 전 장관이 이 대표를 꺾는다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견줄 정도의 여권의 차기 주자로 단숨에 부상할 수 있다. 설령 계양을 선거에서 원 전 장관이 패배하더라도 현재 야권의 독보적 대선주자인 이 대표를 상대로 선전을 펼친다면 정치적 존재감을 한층 높일 수 있다.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3월10일 인천 계양구 계산동성당 척사대회에 참석해 구민들과 인사하고있다. <연합뉴스>

2022년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도 이 대표를 상대로 44.75%를 득표했다. 이 대표의 득표율은 55.24%였다.

원 전 장관은 지역발전을 위해 자신이 당선돼야 한다며 이 대표의 약점으로 꼽히는 사법리스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원 전 장관은 11일 페이스북에 “계양을 텃밭 취급하며 지난 25년간 방치한 민주당, 전과 4범이자 수많은 범죄 혐의로 하루가 멀다 하고 서초동 법원에 가야만 하는 이 대표를 반드시 심판해야 계양이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대표로서는 원 전 장관이라는 ‘빅네임’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민주당 총선 전체를 진두지휘해야 할 이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 발이 묶이게 된 상황에 놓인 셈이다.

더욱이 이 대표가 계양을에서 원 전 장관에게 패배한다면 본인의 대선 행보는 물론 민주당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이 대표는 바로 옆 지역구인 유동수 민주당 의원(계양갑)과 함께 당원들의 결집을 도모하며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나섰다.

이 대표는 10일 200여 명의 지역구 당원들이 참석한 당원 교육행사에서 “이번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의 주인이 당원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줬고 이제 남은 일은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민주당 계양을 지역위원회 관계자도 “당원 교육 행사가 계양구 당원들의 하나 된 힘을 모으고 총선 승리의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가 원 전 장관과 지지도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결과가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일과 10일 인천 계양을 지역구 거주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가 43%의 지지를 얻었다. 원 전 장관(35%)과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안에 머무르는 수준이었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일 인천 계양을 지역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대표(45%)와 원 전 장관(41%)의 지지도는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안에 머물렀다.

여론조사꽃이 2월1일과 2일 계양을 선거구 거주자 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이 대표 43.8%, 원 전 장관 29.8%)에서 오차범위(?4.3%포인트) 밖으로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두 사람의 격차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9일 채널A 토요랭킹쇼에서 “원 전 장관이 국토교통부 장관이었다는 점에서 계양을 선거가 접전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며 “선거는 구도와 인물, 운동인데 계양을은 구도, 인물은 모두 결정돼 있는 만큼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가까운 지역구민들이 봤을 때 어떤 느낌을 주는가가 막판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1964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변호사 활동을 펼치다 2010년 민주당 후보로 성남시장 선거에서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다.

그 뒤 2018년 경기도지사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으나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했다. 2022년 지방선거와 같이 열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계양을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같은 해 8월 민주당 당대표에 선출됐다.

원 전 장관은 1964년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태어나 제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다.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해 검사로 재직하다 1998년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1999년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으며 16’17’18대 총선에서 서울 양천갑에 출마해 3선 의원이 됐다.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 등을 거쳐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에 당선됐으며 2018년 재선에 성공했다. 2021년 도지사 직을 사퇴하고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경선에서 패한 뒤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2022년 윤석열 정부의 첫 국토교통부 장관에 임명됐다. 김대철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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