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보조금 이달 말 확정 발표
삼성 테일러 팹 건설 사업 ‘청신호’
GAA 등 첨단 공정 기술 우위 평가
적자에도 R&Dㆍ시설투자 이어가
적자 터널을 걸어오던 삼성 파운드리가 다시 재도약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기업 보조금 지원 계획이 점차 가시화하면서 현지 생산라인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시장 개화로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라 향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에 필수적으로 꼽히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에서도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달 말 기업별 생산 보조금 규모를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2022년 조 바이든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제조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을 발표한 바 있다. 미 상무부는 생산보조금 390억 달러 중 280억 달러를 첨단 반도체 기업을 직접 지원한다. 그간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 TSMC, 미국 인텔·마이크론 등이 보조금 배분량을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지원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2조 4400억 원)를 투입해 파운드리 팹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 지원으로 테일러 팹 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테일러 공장은 오스틴 공장보다 4배가량 큰 약 500만㎡ 규모로, 전체 9개의 팹이 들어선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최첨단 4㎚ 공정을 통해 5G(5세대) 이동통신, 고성능컴퓨팅(HPC), AI 등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한다. 본격적인 가동에 앞서 현지 공장에서 근무할 인력도 채용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테일러 공장은 향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미국 그로크, 캐나다 텐스토렌트 등 반도체 기업들은 공식적으로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에서 AI 칩을 생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 파운드리를 찾는 신규 고객사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차세대 공정 기술로 꼽히는 GAA에서 경쟁사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 요소로 꼽힌다.
GAA는 전류가 드나드는 ‘트랜지스터 게이트’와 전류가 흐르는 ‘채널’이 맞닿는 면을 4개로 늘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대폭 높인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이 기술을 3㎚ 공정에 적용했다. 경쟁사인 TSMC와 인텔은 내년에야 GAA를 적용하기 때문에 향후 안정적인 수율 확보 면에서 삼성 파운드리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방한 이후 메타가 삼성 파운드리의 2㎚ 공정을 통해 AI 칩을 생산할 것이란 가능성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TSMC의 높은 의존도에 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메타는 현재 자사 AI 칩 2종을 TSMC를 통해서만 생산하고 있는데, 일부를 삼성 파운드리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첨단 공정 및 수율 개선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적자 상황에도 불구하고 R&D와 시설투자에 각각 28조3400억 원, 53조1000억 원을 집행했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달에는 신규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ASML 지분을 모두 처분하기도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함께 턴키 공급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다. 고객사로부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파운드리 사업은 하반기부터 선단 공정 가동률 상승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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