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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과열 경쟁에 시중은행들에서 역마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1월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를 계기로 금융 소비자의 대출 이동이 쉬워지면서 주담대금리가 연 3%대로 낮아졌지만 조달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낮춰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11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1월 시중은행 16곳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 금리는 4.1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까지 인터넷전문은행과 일부 지방은행을 제외한 대다수가 신규 주담대금리를 평균 4%대로 취급했지만 1월 들어서는 절반 이상인 9곳이 3%대로 금리를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지난해 10월(4.78%)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초반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이 금리 낮추기 경쟁을 촉발한 영향이 컸다. 시중은행은 통상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추가로 받아 수익을 낸다. 금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산금리 내에서 급여 이체나 카드 이용 실적 등을 반영해 우대금리로 빼주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산금리를 넘어서는 우대금리를 적용하거나 가산금리 자체를 마이너스(-)로 잡는 경우가 늘고 있어 역마진이 불가피하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기준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평균의 격차는 지난해 11월 0.66%포인트에서 12월 0.52%포인트, 1월 0.38%포인트까지 줄었다. 특히 BNK경남은행(-0.22%포인트)·카카오뱅크(323410)(-0.14%포인트)·DGB대구은행(-0.10%포인트)·케이뱅크(-0.10%포인트) 등은 격차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KB국민은행(0.07%포인트)·우리은행(0.12%포인트)·신한은행(0.29%포인트)·하나은행(0.30%포인트)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그나마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사실상 ‘제로 마진’에 가까운 상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등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시중은행이 역마진을 감수하고서라도 주담대금리를 낮춰온 것이 사실”이라며 “인건비 등 다른 비용을 줄이거나 대출 이외의 부문에서 수익을 내 이를 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역마진을 견딜 수 없는 은행들은 최근 주담대금리를 다시 높이는 추세다. 초기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춰 주담대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두 달 전인 1월 10일 기준 각각 3.49%, 3.66%였던 갈아타기 금리 하단을 이날 기준 3.59%와 3.76%로 높였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3.68%, 3.69%씩이었던 금리 하단을 3.85%, 3.76%까지 끌어올렸다. 막판 수요 잡기에 나선 하나은행은 최저금리 3.63%로 인터넷은행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최근 5년물 금융채 기준금리가 3.80% 전후를 기록하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수익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금융채 조달금리가 3.5%대를 기록하며 과도하게 내렸다는 분석도 있다”며 “조달금리가 재차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주담대금리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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