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대 하락·SK하이닉스 17%대 상승…디커플링 심화
HBM 낙수효과 받지 못한 삼성전자…상승랠리 낙오
증권가, SK하이닉스 목표주가↑…최대 21만 원 제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디커플링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외국인 투자자들도 삼성전자에 등을 돌리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낙수효과를 못받으면서 글로벌 반도체 상승랠리에서 낙오된 탓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초부터 이달 11일까지 7.77% 하락했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는 17.74%나 오르며 삼성전자와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두 회사의 차이가 벌어진 것은 AI(인공지능)에 반드시 필요한 ‘HBM’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AI용 초고성능 D램 ‘HBM3’의 양산을 시작해 현재까지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 중이다. 올해 2분기 중엔 5세대 HBM인 ‘HBM3E’의 공급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하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도 함께 오른 것이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전 세계 1위 기업이지만, HBM을 엔비디아에 납품하지 못하면서 낙수효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같은 상황에 업계에서 처음으로 12단(36GB) 적층 5세대 HBM3E 개발에 성공해 엔비디아에 샘플을 보낸 상황이다. 증권 업계에선 8단 HBM3E 출하가 3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주가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등세는 외국인 투자자들 덕분이다. 외국인들은 2월 초부터 이달 11일까지 1조618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 보유율도 같은 기간 53.2%에서 54.5%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반대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866억 원 순매도하면서 힘없는 박스권 횡보 상태가 지속 중이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크게 올리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21만 원까지 올렸으며, 미래에셋증권도 기존 17만3000원에서 20만 원으로 올려잡았다. 다올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도 19만 원을 제시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투자붐과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 공급망의 핵심적 역할을 고려할 때, 최근 주가 리레이팅 진행은 합당하다는 판단”이라면서 “단기 주가 상승 부담도 있지만 큰 그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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