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단독건조기 수준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모든 구조를 여러번 뒤집었습니다”
이무형 삼성전자 디지털 어플라이언스(DA)사업부 소비자경험(CX) 팀장 겸 부사장은 11일 서울 태평로 빌딩에서 열린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콤보’ 소개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출시한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특장점과 개발 배경 등을 소개했다.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에서 LG전자와의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경쟁사 제품과의 차별점을 부각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미 비스포크 AI콤보는 출시 사흘 만에 판매 1000대를 넘어섰고 현재까지 누적 판매 3000대를 뛰어넘었다. 판매 순항에도 삼성전자가 제품 경쟁력을 설명하는 자리를 별도 마련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LG전자가 앞서 내놓은 프리미엄 세탁건조기 외에 보급형 모델을 오는 4월 출시하겠다고 예고해서다.
이날 이 부사장은 “판매 나흘 전부터 사전알림 신청을 받았는데 1만건이 넘었다”며 “소비자들의 기존 세탁건조기 사용 경험을 혁신시키는 한편 고성능 칩으로 다양한 AI 기능을 체험할 수 있게 한 점이 (경쟁사와) 차별화된다”라고 강조했다.
고성능 건조 기능…대용량 히트펌프로 구현
삼성전자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코프 AI 콤보의 개발을 위해 3년을 투자했다.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고성능. 단독 건조기만큼의 완벽한 성능을 구현하면서 컴팩트하게 만드는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기존 제품의 구조를 완전 뒤집어 재배치하는 방법을 썼다. 건조기의 하단에 있던 히트펌프(컴프레서+열교환기)를 상부로 올리고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한 게 대표적이다. 이같은 하드웨어 외에도 AI 기능을 위한 고성능 칩, 대화면 디스플레이 등 여러 핵심 부품들도 추가되며 비스포크 AI콤보를 완성시켰다.
이날 이 부사장은 “대용량 히트펌프를 통해 기존 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수준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구현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가장 큰 장점은 대용량이다. 비스코프 AI 콤보는 세탁용량은 25kg, 건조용량 15kg로 일체형 제품 중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을 자랑한다. 앞서 LG전자가 내놓은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의 경우 세탁용량은 같은 수준이지만 건조용량은 13kg가 최대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25kg 드럼세탁기와 동일한 크기의 드럼을 적용하는 한편 21kg 규모의 단독 건조기에 들어가는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했다. 그 결과 수건 50장(6kg)에 해당하는 빨랫감을 일반 건조기 성능 수준으로 건조할 수 있게 됐다. 건조 중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특허 기반 터브 일체형 유로(공기순환) 구조와 자체 건조 알고리즘을 통해 옷감 손상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일체형 제품으로써의 구조적 제약도 돌파했다.
에너지 효율도 고려했다. 이날 이 부사장은 “에너지는 기존 1등급 대비 40%까지 절전된다”라며 “세탁은 에코버블 기능을 통해, 건조는 히트펌프와 하이브리드 건조사이클을 통합해 에너지 절약을 구현했다”라고 설명했다.
AI 기능 구현하는 대화면..빅스비로 음성제어
비스포크 AI 콤보는 소비자의 사용패턴과 설치 주변 환경에 맞춰 추가 절전 기능도 갖췄다. AI 기능이 탑재된 덕분이다.
고성능 칩과 타이젠 OS를 기반으로 7형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세탁건조기에 적용해 전화나 문자를 수신하거나, 동영상 등 영상 콘텐츠도 즐길 수 있게 했다. 스마트싱스로 연결돼 제품을 작동시키는 한편 냉장고, TV 등 다른 삼성 스마트 가전제품을 컨트롤할 수도 있다.
가령 이용자가 스마트싱스로 AI 절약 모드를 설정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세탁 시 최대 60%, 건조 시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 빅스비 기반 음성 지원도 가능하다. “하이 빅스비, AI 맞춤 코스 시작해줘” 등 제품 작동 명령부터 시작해 “오늘 날씨 어때” , “거실 에어컨 온도 내려줘” 등으로 생활 편의 기능도 음성으로 간편히 해결할 수 있다.
이 부사장은 “제품 겉면에 부착된 대형 스크린 뒤에는 제품의 핵심인 고성능 칩이 내장돼 있다”라며 “이 칩은 센싱과 학습에 기반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 기반으로 최적화되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2분기 내 미국, 동남아 시장도 진출
삼성전자의 이번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도 공략한다. 2분기 내 미국, 동남아 등 글로벌 전체에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부사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구체적인 글로벌 시장 판매 목표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이 부사장은 “900폭 되는 외관을 가져서 한국이랑 미국 시장을 주력으로 보고 있다”라며 “유럽은 폭이 작은 24인치 쓰고 있어 설치환경 때문에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히트펌프 수용도 문제도 있지만 이제는 에너지나 다른 편의 사용성을 생각하면 시장을 바꿔갈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LG전자보다는 가격경쟁력을 높인 것도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콤보의 가격을 399만원대로 설정했다. 이 부사장은 “(399만원이) 낮은 가격은 아니지만 타사 대비해 기존 세탁건조기 사용 경험을 보다 다양한 이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삼성과 LG의 일체형 세탁건조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인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에 이어 보급형으로 더 저렴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다. 이날 삼성전자 역시 제품 라인업 확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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