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전문가 칼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정부와 의사들 사이의 갈등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가 오는 11일부터 4주간 20개 병원에 군의관 20명과 공중보건의사 138명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대다수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정부의 의료 개혁 정책에 대해 저항하자 장기전을 강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는 역량을 집중해 지난달 1일 발표한 ‘의료개혁 4대 과제’ 이행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지난주에는 의료개혁 특별위원회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 출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주 4대 과제별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세부 계획을 마련해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지난 8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간호사 업무 범위 시범사업 보완 지침이 불법 의료행위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시범사업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간호사분들이 안심하고 환자 보호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단호한 대응 의지만큼이나 의사들의 반발 역시 날이 지날수록 거세지고 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정부가 의대생 증원 규모를 조건으로 걸지 말고 전공의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전공의들과 대화하기 위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인 정부의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정부는 대화하자면서도 전공의들이 원하는 건 절대 들어주지 않겠다고 하는데, 이게 대화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2000명 규모를 양보 못 한다는 조건을 빼고 전공의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의료계의 극심한 반발이 진행 중인데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3월 1~9일 기간 동안 빅데이터 언급량을 도출해 봤다. 의대 증원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은 3791건이고 의료 공백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은 1961건으로 나왔다(그림1).
전체적으로 이번 갈등 관련 의대 정원 확대(의대 증원)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정부의 업무 복귀 명령한 이후에도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7일부터는 의료 공백에 대한 빅데이터 언급량이 상승하는 경향이다. 국민의 일반적인 여론은 정부의 의료 개혁 정책에 대해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의료 공백이 길어지고 비상 진료 체계 가동이 장기화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이번에는 의대 증원과 의료 공백에 대해 같은 기간 동안 빅데이터 연관어를 파악해 봤다.
의대 증원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의대’, ‘정부’, ‘의사’, ‘교수’, ‘정원’, ‘환자’, ‘조사’, ‘국민’, ‘교육부’, ‘사직’, ‘학생’, ‘교육’, ‘간호사’, ‘경찰’ 등으로 올라왔고 의료 공백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정부’, ‘의사’, ‘간호사’, ‘환자’, ‘의대’, ‘공백’, ‘교수’, ‘국민’, ‘지원’, ‘수술’, ‘비상’, ‘운영’, ‘수련’, ‘사직’ 등으로 나타났다(그림2). 빅데이터 연관어를 보더라도 이번 갈등의 최대 고비는 의료 공백을 어떻게 해소할지 여부에 달려있다.
의대 증원과 의료 공백의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해 환자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즉 의사를 몇 명이나 확보해야 하는지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 의료에 투입되는 의료 인력이 충족되야 한다. 수도권에 비해 현격하게 열악한 지방 의료 시스템도 보완되어야 한다. 이런 기준에서 주목하게 되는 이슈가 ‘소아과 오픈런’과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대안이다.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로 2월 10일부터 3월 9일까지 소아과 오픈런과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확인해 봤다.
소아과 오픈런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부족’, ‘필수’, ‘피해’, ‘해결하다’, ‘보상’, ‘우려’, ‘불편’, ‘고통’, ‘위기’, ‘호소하다’, ‘일벌어지다’, ‘기대’, ‘헌신’, ‘고통겪다’ 등으로 나타났고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부족’, ‘피해’, ‘필수’, ‘해결하다’, ‘반발하다’, ‘호소하다’, ‘우려’, ‘혼란’, ‘불편’, ‘보상’, ‘부담’, ‘고통’, ‘안전’ 등으로 나타났다. 소아과 오픈런과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보면 심각한 상황이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로 보면 소아과 오픈런은 긍정 29%, 부정 67%로 나왔고 응급실 뺑뺑이는 긍정 26%, 부정 71%였다(그림3).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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