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연간 수출 목표를 역대 최고치인 7000억 달러로 제시한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수출 확대 전략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특히 올해 초 취임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기업 글로벌화 전략’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중소기업 수출액 비중이 대폭 확대될지 주목된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출액은 1118억 달러로 전년 대비 27억 달러(2.3%) 감소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6324억 달러) 중 17.7%를 차지했다. 해당 비중은 2016년 20.1%를 기록하며 최근 10년 동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7년 연속 20%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수출 비중 3년 연속 감소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해당 비중을 보면 2020년 19.7%에서 2021년 17.9%, 2022년 16.7% 등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지난해에는 17.7%로 전년 대비 소폭 확대됐다.
지난해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4635개사로 전년(9만2448개사) 대비 2.4% 증가했다. 이중 신규 수출기업 수는 전년보다 6.0% 증가한 반면 수출 중단기업은 1.9% 감소해 수출 지표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앞서 중기부는 2027년까지 중소기업의 직·간접 수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중소벤처 50+’라는 목표를 내놓은 상태다. 현재 20%를 밑도는 중소기업 수출 비중을 2027년 50%까지 끌어올리긴 위해선 매년 전년 대비 10% 확대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이를 위해 중기부는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는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등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오 장관도 최근 수출 중소기업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기부 내 전담 부서 설치, 관련 법·제도 정비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글로벌화 전략을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내외적인 여건은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있는 데다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리스크 등 수출 기업을 둘러싼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수출액 상위 10대 국가 중 하나인 미국도 지난해 5.2% 늘면서 선방했지만 올해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극단적인 자국 우선주의로 대미 수출 전선에도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또한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 1위 국가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대표적인 효자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바닥을 찍고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되레 중소기업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대기업의 반도체 수출이 늘면 되레 중소기업 수출 비중은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중소기업의 중국 수출액은 192억 달러로 전년보다 10.5% 감소한 바 있다.
자동차(중고차)도 복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의 자동차 생산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러시아 주변국인 키르기스스탄(315.0%), 카자흐스탄(21.4%) 등에서 중고차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도 덩달아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중고차 수출이 러·우 전쟁 이후 전개된 대러시아 제재를 회피하는 우회 수출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가 단속을 강화할 경우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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