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정연설을 통해 집권 1기 동안 이룬 자신의 업적을 강조했다. 그는 또 \’부자 증세\’를 통해 연방 적자를 3조 달러(3985조 원) 줄이겠다고 밝히는 등 집권 2기를 겨냥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행한 1시간8분간의 연례 국정연설에서 “수많은 도시와 마을에서 미국인들은 전에 듣지 못한 가장 위대한 컴백 스토리를 쓰고 있다”면서 “미국의 컴백은 미국인의 가능성의 미래, 중산층으로부터의 경제,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경제를 만들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내 목표는 대기업과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정당한 몫을 지불하도록 함으로써 연방 적자를 3조 달러 더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15%인 법인세 최저세율을 21%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의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에 맞서 미국이 자신의 임기 중에 이미 \’위대한 컴백\’을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국정연설은 \’대통령은 수시로 의회에 연방의 상황을 보고하고,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시책의 심의를 의회에 권고해야 한다\’는 헌법 2조 3항에 근거를 둔 것으로, 대통령이 국정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정 운영의 방향을 밝히는 자리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의 임신 6개월까지 낙태권을 인정했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이 재작년 대법원에서 폐기된데 대해 “미국인들이 만약 내게 \’선택의 권리\’를 지지하는 의회를 만들어 준다면 나는 \’로 대 웨이드\’를 이 땅의 법률로서 회복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불법이민자 유입을 줄이는 국경통제 강화 법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대로 인해 의회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임자(트럼프 전 대통령)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법안을 저지할 것을 요구했다고 들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민자들이 조국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며 “나는 이민자들을 악마화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에 입국한) 가족 구성원을 떼어 놓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며 수만개의 청정에너지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50만 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자유와 민주주의가 세계에서 공격받고 있다”고 지적한 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지원 방침을 밝혔다. 이어 “내 전임자(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는 푸틴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지도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면서 “나는 푸틴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멈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그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안보위협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대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의회에서 막혀있다고 지적한 뒤 “의회에 말한다. 우리는 푸틴에 대항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처리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에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임시 항구를 가자지구 해안에 건설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를 통해 매일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의 양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이스라엘의 안보와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병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미군을 파병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을 원하지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한 뒤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맞서고 있으며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태평양에서 인도, 호주, 일본, 한국, 도서국 등 동맹과 파트너십을 재활성화했다. 나는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중국의 무기에 사용될 수 없도록 확실히 했다”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는 전미총기협회(NRA)를 다시 이겨야 한다”며 공격용 총기에 대한 규제 입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마리화나 사용이나 소지때문에 감옥에 가서는 안된다”며 마리화나 합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논란과 관련“미국이 직면한 이슈는 우리가 얼마나 나이가 들었느냐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늙었느냐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능성의 땅인 미국을 이끌기 위해서는 미국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다”면서 “저는 민주주의가 약화하지 않고 수호되는 미래를 본다. 저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미래를 본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 나이가 되면 이전보다 더 명확해지는 것이 있다”라고 말한 뒤 정직, 품위, 존엄성, 평등 등 미국의 가치 등을 거론하면서 “제 경력 동안 저는 \’너무 어리다\’는 말과 \’너무 늙었다\’는 말을 들었으나, 나이가 많든 적든 무엇이 지속되는지 저는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증오, 분노, 복수, 보복은 가장 낡은 생각들이며 미국을 과거로 회귀시키는 오래된 생각을 갖고 미국을 이끌 수 없다”라며 “제 또래의 다른 사람은 (미국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본다. 그것은 분노와 복수, 보복에 대한 미국의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나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82세에 임기를 시작해 86세에 퇴임하게 되는데 신체 능력상 최고 사령관으로서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는 유권자들의 우려가 적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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